'발 빠른 조연'에서 '리그 최고 2루수'로... 어느덧 GG 노리는 LG 신민재의 변신
신민재, wRC+ 135.4에 달하며 리그 2루수 중 1위 이종열 넘어 LG 2루수 역사에 이름 새기는 중 눈에 띄는 타격 스타일 변화... 완성형 돼가는 중 이번 시즌 커리어 첫 GG도 손에 쥘 수 있을까
(MHN 박승민 기자) '황금 장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신민재는 지난 2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상대 홈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출장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안타를 추가하며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성적은 어느덧 타율 .316에 OPS .791, wRC+(조정 득점 창출력) 135.4에 달한다. 2루수로서 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 성적을 기록 중이다. 2루수 골든글러브 단골 수상자였던 NC 다이노스 박민우(wRC+ 127)보다 좋은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커리어 처음으로 단일 시즌 규정타석 3할 타율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무난해 보인다. 지난 시즌 타율 .297을 기록하며 아쉽게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했던 신민재가 이번 시즌에는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시즌 KBO 리그는 '투고타저' 흐름 속에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리그 OPS가 감소했다. (.772 → .724) 대부분 타자의 타율, OPS 등 비율 지표가 감소했다. 성적을 유지한 선수들은 wRC+ 등의 지표가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히려 신민재는 타율과 OPS 모두를 한층 끌어 올렸다. 지난 시즌에 비해 안타 생산성이 증가했다. 어떤 변화가 성적 향상을 이끌었을까.
단편적으로 바라보면 이번 시즌 들어 BABIP(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확률)이 증가했다. 신민재는 2023년 BABIP .312, 2024년 .335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이 수치가 .355까지 올랐다. BABIP은 흔히 '운'의 지표로 설명되곤 한다. 커리어 통산에 비해 뛰어난 BABIP을 기록하는 선수는 시즌 내내 '운'의 영향을 받아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질의 인플레이 타구라도 상대의 수비 범위나 타구 방향에 따라 안타가 되기도, 아웃카운트로 처리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7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이현곤이다. 이현곤은 이 시즌 타율 .338을 기록하며 커리어 통산에 비해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직전 시즌 타율은 .243, 다음 시즌 타율은 .257이었다. 통산 커리어와 별개로 '툭 튀는' 시즌을 보냈다.
이는 이헌곤의 통산 BABIP과 2007시즌 BABIP의 격차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이헌곤의 통산 BABIP은 .307 수준인데, 이 시즌 BABIP이 .379까지 치솟았다.
다만 신민재는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BABIP이 상승 중인 양상을 보인다. 높은 내야안타 비율 역시 BABIP 상승의 요인으로 꼽히는데, 신민재는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내야안타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2023시즌 25.6%에 달했는데, 지난 시즌에는 19.1%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번 시즌에는 13.7%에 불과하다. '발 빠른 좌타자'의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질 좋은 타구 생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스윙률은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콘택트율은 1.5%P가량 상승했다. 시즌 92.5%에 달하는 스윙 대비 콘택트율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2위 kt위즈 허경민(90.9%)을 따돌렸다.
콘택트율을 높이면서도 타구의 질은 더욱 상승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Fangraphs'에서는 KBO 타자들의 타구 속도 관련 지표도 확인할 수 있다. 신민재는 지난 시즌 10.1%에 그쳤던 Hard%(하드힛 비율, 타구 속도가 높은 타구의 비율)를 이번 시즌 16.1%까지 끌어 올렸다. 더불어 밀어치는 타구의 비중을 줄이고 당겨치는 타구의 비중을 늘렸다. 점점 콘택트형 타자로서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신민재는 단일 시즌 LG 2루수 중 가장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999년과 2007년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이 선수 시절 기록했던 wRC+ 111.6을 훌쩍 뛰어넘었다. 리그 최고 2루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신민재가 이번 시즌 골든글러브 수상 쾌거까지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LG는 4일 수원에서 kt위즈를 상대한다.
사진=LG트윈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