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초가공식품이 나쁜 건 아니다?... 美 심장협회 가이드라인 발표
'건강함', '적당히 건강함', '건강하지 않음'의 세 그룹 분류 일부 ‘건강한 초가공식품’→제한적으로 식단에 포함 가능
(MHN 강혜민 인턴기자) 모든 초가공식품이 몸에 해로운 게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8일(현지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AHA(미국심장협회)는 최근 발표한 과학 자문 보고서에서 초가공식품을 '건강함', '적당히 건강함', '건강하지 않음' 세 그룹으로 나누고, 식단에서의 선택 기준을 제시했다. 보고서에서는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일부 ‘건강한 초가공식품’은 제한적으로 식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HA는 대부분의 초가공식품이 당, 지방, 나트륨이 과다해 심장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초가공식품이 해로운 것은 아니다”라는 판단도 내놨다.
새 가이드라인은 초가공식품을 '건강함', '적당히 건강함', '건강하지 않음'의 세 범주로 분류했다. '건강함' 군에는 무가당 냉동 과일·채소, 귀리·현미 같은 통곡물, 무염 견과류, 저지방 유제품, 무가당 음료 등이 포함됐다.
또한, '적당히 건강함' 군에는 백미, 파스타, 정제 곡물 빵, 소금 절인 견과류, 통조림 과일, 저지방 수프 등이 포함됐다.
반면, 가공육(소시지·치킨너겟 등), 감자튀김, 설탕 음료, 인스턴트 라면, 박스형 마카로니, 냉동 피자, 달콤한 간식류 등은 '건강하지 않음'으로 분류됐다. AHA는 이들 식품이 과식과 만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라며 섭취 제한을 강하게 권고했다.
실제 지난 2024년 2월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을 하루 한 번 더 섭취할 때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은 50% 증가했고, 비만(55%), 당뇨병(40%), 우울증(20%) 등의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HA는 “소수의 건강한 초가공식품이 존재한다고 해서 식품 업계를 면죄시켜서는 안 된다”며 “가능한 한 덜 가공된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대 영양학 명예교수 메리언 네슬레는 “소위 ‘건강한 초가공식품’조차도 최소 가공 식품보다 칼로리 섭취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을 인용하며 “집에서 만든 식사를 한 그룹이 상점에서 산 ‘건강한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그룹보다 두 배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AHA는 이번 발표를 통해 초가공식품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가공도와 영양소의 질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