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도 '구독'하는 시대… 카카오에 우버까지 멤버십 서비스 격돌

카카오 T 멤버스 ‘이동 플러스·내 차 플러스’ 공개… 포인트·쿠폰·주차 혜택 우버, ‘우버 원’ 월 4900원·연 4만9000원… 최대 10% 크레딧 적립·1개월 무료 카카오 독주 속 우버 반격… 멤버십·상품 다각화로 점유율 확대 노림수

2025-08-27     이주환 기자

(MHN 이주환 기자) 택시도 구독하는 시대, 국내 택시 호출 플랫폼 1·2위 업체인 카카오T와 우버의 모빌리티 멤버십 경쟁이 본격 점화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27일 유료 구독형 서비스 ‘카카오 T 멤버스’를 정식 출시한다. 구독 상품은 이용 행태에 맞춘 두 가지 라인업으로, 택시 이용자를 위한 ‘이동 플러스’(월 4900원)와 차량 보유자 대상 ‘내 차 플러스’(월 5900원)로 구성했다.

‘이동 플러스’는 벤티·블랙 이용 시 3%, 바이크·펫 이용 시 5% 포인트 적립을 제공하고, 블루파트너스·부스터(심야 탄력 호출) 이용료 100% 할인, 렌터카·레저티켓·해외호출차량 등 여행 영역에서 매월 최대 2만 원 쿠폰을 지급한다.

반면, ‘내 차 플러스’는 주차권·주차패스 등 주차비 월 최대 1만 원 할인과 야간·주말 특가, 카카오내비 월 최대 3000포인트 적립, 사고 시 렌터카 대차 등 운전자 안심 혜택을 담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 T 멤버스는 일상에서의 이동과 차량 이용에 실질적인 혜택을 더하고 보다 편리하고 다양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말했다.

우버 택시는 내달 초 글로벌 멤버십 ‘우버 원(Uber One)’을 한국에 순차 도입한다.

송진우 우버 택시 코리아 총괄(GM)은 지난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구독형 멤버십 ‘우버 원’과 청소년 안심 호출 서비스 ‘우버 틴(teen)’ 도입이다.

우버원은 월 4900원(카카오 T 멤버스 ‘이동 플러스’와 동일), 연간 결제는 4만9000원으로 월 구독 대비 약 17%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회원은 우버 택시 이용 시 요금의 5~10%를 ‘우버 원 크레딧’으로 적립해 다음 승차 때 사용할 수 있으며, 우버 택시·스피드 호출·우버 블랙·일반 택시 XL 등 가맹 상품은 10%, 일반·모범·그린은 5%가 적용된다. 평점이 높은 기사를 우선 배차받는 전용 혜택과 신규 가입자 1개월 무료 체험도 제공된다.

맞벌이 가정의 이동 돌봄 수요를 겨냥한 청소년 전용 ‘우버 틴(teen)’도 오는 29일 선보인다. 전용 계정을 통해 최고 평점 기사 우선 배차, 보호자의 실시간 이동 경로 확인, 도착 알림 등 안전 기능을 제공하며, 우버는 캐나다·미국·호주 등에서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도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송진우 총괄은 “최근 모빌리티 업계가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는 만큼 시의적절한 출시”라며 “월 5만원 이상을 택시비로 지출하면 구독료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구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조짐이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호출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약 95% 점유율로 독주한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우버는 지난해 3월 브랜드명을 우티(UT)에서 ‘우버 택시’로 리브랜딩한 이후 프리미엄 ‘블랙’과 대형 승차 ‘일반 택시 XL’ 출시, 기사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현재 우버 택시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는 50만~70만 명대로 추정되며, 카카오모빌리티(1200만 명대)와 격차는 크지만 배차 성공률·호출 건수 개선을 바탕으로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송 총괄은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계속 우상향하면서 매월 최고 성과를 내고 있다며 “호출 건수 뿐만 아니라 배차 성공률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결국 승부는 ‘락인 효과’와 ‘배차 품질’로 귀결될 전망이다. 월 4900원대 요금에서 포인트·쿠폰·우선 배차 등 혜택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공통된 가운데, 이용 빈도가 높은 헤비 유저일수록 체감 혜택이 커지면서 멤버십 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멤버십 적립·할인 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에게 이해하기 쉬운 안내와 실제 체감 편익 관리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우버 택시, 카카오모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