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위기를 감지하는 법...'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오늘의 책)

오늘 주목할 만한 사회과학서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2025-07-26     이나영 인턴기자

(MHN 이나영 인턴 기자) 꾸준히 주목 받고 있는 사회과학서로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소개한다.

하버드대 교수이자 정치학자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이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가?"(“Is Donald Trump a Threat to Democracy?”)가 큰 주목을 받으며 단행본으로 출간된 도서. 

민주주의 연구자인 두 저자가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민주주의가 붕괴되는 유사한 패턴을 발견한다. 극단주의 포퓰리스트는 어떤 조건에서 선출되며, 선출된 독재자는 어떻게 합법적으로 민주주의를 전복하는지 밝혀낸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와 '뉴스위크' 2018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워싱턴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매체에서 찬사를 보낸 도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박세연 옮김|어크로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진단하는 두 저자는 민주화 이후에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가 독재자로 변모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붕괴는 투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

저자들은 선거 이전에 미리 극단주의자를 걸러내는 민주주의의 문지기로서 기능해야 할 정당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일종의 리트머스 테스트로서 잠재적인 독재자를 감별할 수 있는 네 가지 경고 신호를 패턴화했다. 첫째, 말과 행동으로 민주주의 규범을 거부하는가. 둘째, 경쟁자의 존재를 부인하는가. 셋째, 폭력을 용인하거나 조장하는가. 넷째, 언론의 자유를 포함해 반대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 드는가. 

저자들은 무장봉기를 일으켰던 히틀러와 차베스, 의회를 대상으로 한 폭력에 가담한 무솔리니, 여당 인사로 주요 자리를 임명한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 일간지를 입막음한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법률을 활용해 야당에 우호적인 언론의 경영권을 상실하게 만든 터키의 에르도안과 러시아의 푸틴, 군부 쿠데타로 무너진 칠레의 좌파 아옌데 정권 등 역사적 사례를 두루 분석하며 민주주의 붕괴의 징후를 구체화한다.

우리는 헌법이 독재와 권력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보루라고 믿지만 저자들은 아무리 잘 설계된 헌법이라도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다고 언질한다. 민주주의를 위한 핵심 방편으로 제도가 아니라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라는 '규범'을 요청한다. 상호 관용은 자신과 다른 상대 집단을 '사회를 통치할 동등한 권리를 갖는 집단'으로 간주하는 정치인들의 집단 의지를 뜻한다. 제도적 자제는 주어진 법적 권리를 신중하게 행사하는 태도다.

▶"미국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종종 당연하게 여기는 두 가지 규범, 즉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 상대를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제도적 특권을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규범은 미국 헌법에 적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 규범이 무너질 때 미국 헌법의 견제와 균형은 우리의 기대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사진=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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