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도 공룡도 못 살린 극장...'전독시' '판타스틱4'는 가능할까 [M-scope]
극장 산업 침체 가속화...'극장용' 할리우드 대작도 외면 한국형 판타지 '전지적 독자 시점'에 쏠리는 기대
(MHN 장민수 기자) 도저히 극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여름 성수기를 맞았지만 한국 영화는 물론, 할리우드 대작들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지적 독자 시점'과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 도전장을 내민다.
코로나 팬데믹과 OTT 시장 성장에 맞물려 국내 극장 산업이 죽어가는 것이 벌써 수년째다. 계속해서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매년 한두 편의 천만 영화가 나오며 희망을 이어갔다.
올해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한국 영화 중에는 '야당'이 최다 관객수를 기록 중인데, 수치는 337만 명. 외국 작품까지 포함해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338만 명으로 전체 1위다. 1000만은커녕 500만을 넘긴 작품도 없다.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든 이유는 복합적이다. 높아진 물가에 동반한 티켓 가격 상승, 비용 대비 줄어든 만족도, OTT를 통한 접근성 변화 등. 물론 이 모든 요인은 OTT로 향한다. 극장 상영 이후 생각보다 빠르게 OTT 서비스가 시작되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굳이' '급하게' 극장을 찾을 이유가 사라졌다.
반대로 극장을 찾을 이유라고 한다면 OTT와는 다른 극장만의 재미다. 큰 스크린과 풍부한 사운드로 얻을 몰입감과 재미. 이에 SF,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등 장르 영화에 매번 기대가 쏠렸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평이 좋지 않았던 작품은 논외로 하더라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하이파이브' 'F1 더 무비' '미키 17' 등은 실관람객 평이 나쁘지 않았으나 관객수는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또 다른 '극장용' 영화 두 편이 개봉한다.
먼저 제작비 300억 원을 투자한 판타지 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이 23일 개봉한다.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싱숑 작가의 동명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병우 감독이 연출했으며,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권은성 등이 출연한다.
시사회를 통해 본 바로는 극장에서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지 않나 싶다. 원작과의 비교 여부를 떠나, 만듦새가 나쁘지 않다. 설정에 다소 진입 장벽이 있고 서사나 캐릭터가 조금 아쉬운 감은 있지만, 스펙터클한 비주얼과 액션, 긴장감 등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도 기대를 모은다. 예기치 못한 능력을 얻고 슈퍼 히어로가 된 4명의 우주 비행사가 행성을 집어삼키는 빌런 갤럭투스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해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맷 샤크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페드로 파스칼, 바네사 커비, 조셉 퀸, 에본 모스-바크라크, 랄프 이네슨, 줄리아 가너 등이 연기했다.
다만 최근 개봉한 마블 작품들의 성적을 고려하면 우려가 따른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165만 명, '썬더볼츠*'는 고작 92만 명만을 기록했다. '마블 공화국'은 옛말이 돼버린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국내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 외 또 다른 한국 영화 '좀비딸' 역시 가족 관객을 사로잡을 콘텐츠로 여름 극장가를 노린다.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다. 이윤창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필감성 감독이 연출했다.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 등이 출연한다. 개봉은 오는 30일이다.
특히 극장용 영화 생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전독시'의 흥행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최근 영화계는 제작이 위축된 상황이다. 연이은 흥행 실패로 수백억씩 들어가는 대작보다는 100억 원 미만, 내지는 안팎의 중간급 영화 제작이 더욱 선호되고 있다. 100~200만 명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대박은 못 쳐도 큰 손해는 면할 수 있으니.
그러나 제작비가 줄면 당연히 제작 방향에 한계가 생긴다. 특히 SF, 판타지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장르물은 더욱 탄생이 어려워진다. 새로운 장르, 신선한 작품을 만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우려가 있다.
'전독시'의 손익분기점은 약 600만 명 수준이다. 지난 22일 오후 기준 30% 안팎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초반 관심을 얻고 있기는 하다. 과연 최종적으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으게 될지, '전독시'의 성패가 향후 한국 영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MHN DB, 롯데엔터테인먼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