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유리병이 페트병보다 50배 넘게"... 원인은 '이것' 때문?
주된 유입 경로→뚜껑에서 떨어진 페인트 추정 병 밀봉 전 뚜껑 세척이 오염 60% 이상 줄일 수 있다
(MHN 강혜민 인턴기자) 유리병 음료에서 플라스틱병보다 최대 50배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음료 용기별 미세 플라스틱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유리병에 담긴 음료에서 가장 높은 농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유리병 음료 1ℓ당 평균 약 1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확인됐으며, 이는 동일 음료를 금속 캔이나 페트병에 담았을 때보다 5~50배 더 많은 수치다.
이번 연구를 이끈 ANSES 식품안전연구소 박사 과정 연구원 이셀린 샤이브는 "유리병이 더 위생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고 언급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의 주된 유입 경로를 병을 밀봉하는 뚜껑으로 추정했다. 병뚜껑 외부에 칠해진 페인트에서 떨어진 입자가 유리병 내부로 들어가 음료를 오염시킨 것으로 보인다.
입자의 크기는 대부분 30~5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색상과 구성 성분이 병뚜껑 페인트와 일치했다. ANSES는 "뚜껑이 접촉되며 생긴 미세한 긁힘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떨어져 나왔고, 병 안으로 유입돼 음료에 섞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음료 종류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 검출량에는 차이가 있었다. 생수는 유리병 1ℓ당 약 4.5개, 레모네이드는 약 40개, 탄산음료는 약 30개, 맥주는 약 60개의 입자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병 밀봉 전 뚜껑 세척이 오염을 줄일 수 있는지 실험했다. 아무런 세척 없는 뚜껑을 덮은 병에서는 1ℓ당 평균 287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 반면, 압축 공기를 분사한 뚜껑의 병은 106개, 공기 분사 후 알코올과 정수로 세척한 뚜껑의 병은 87개로 오염도가 크게 낮아졌다.
ANSES는 "미세 플라스틱의 독성이 어느 수준부터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규정된 기준은 없지만, 체내 축적 시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며 "병 밀봉 전 뚜껑에 공기를 불거나 세척하는 과정이 미세 플라스틱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cottonbro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