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7천원 넘은 계란, 산란계협회 "4번 계란 공급 부족" 주장
계란 가격 급등의 배경에 정부는 담합 의혹 조사 산란계협회, 4번 계란 퇴출로 생산량 줄고 일부 소매점의 폭리가 원인이라 주장
(MHN 이지민 기자) 계란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산란계협회가 ‘4번 계란’ 공급 감소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 5월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30개 한 판 기준 7026원으로, 지난 2021년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7000원을 넘어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6000원대 계란에 대한 수요가 몰려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정부는 계란 가격 급등의 배경에 담합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계란 가격 담합 혐의로 산란계협회 본부와 경기·충남 지회 등 3곳에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산란계협회가 산지 가격을 고시하며 회원사들이 이를 따르도록 강제해 계란값을 인위적으로 올렸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계란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해 지난 4월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공급 차질 요인이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살처분 마릿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AI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산란계협회는 가격 담합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계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4번 계란’의 생산량 감소를 들었다. 협회는 지난 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가 가격이 저렴한 ‘4번 계란’을 사실상 퇴출시키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점과 일부 소매점의 폭리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4번 계란’은 공장식 사육 환경에서 생산된 계란으로, 현재는 동물복지 향상과 가축 질병 예방을 이유로 점차 퇴출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이후, 정부는 신축되는 산란계 농가에 대해 개선된 사육 기준을 적용해 왔으며, 기존 농가도 오는 9월까지 기준을 맞추도록 했지만 최근 이를 지난 2027년 9월까지 유예했다.
사육 면적이 넓어지면 동물복지는 향상되지만, 단위 면적당 사육 가능한 닭 수는 약 30% 줄어들어 농가의 수익은 감소하고 생산 비용은 증가하는 구조가 된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산란계협회 공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