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16강전이 결승전 됐다…신진서 vs 박정환 때이른 ‘빅뱅’
최정·스미레 두 여전사 승리 ‘웃음’… 16강에 한국 11명 진출
(MHN 엄민용 선임기자) LG배가 16강전부터 후끈 달아오르게 됐다.
1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제30회 LG배 기왕전 1라운드에서 두 명의 여전사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바둑 여제’ 최정 9단은 심재익 7단을 무릎 꿇렸고, 대회 최연소 참가자 스미레 4단은 최고령 출전자인 일본 왕리청 9단을 돌려세웠다. 최정 9단은 심 7단과의 대국에서 초반부터 반상의 주도권을 틀어쥔 뒤 깔끔하게 승리를 닦아 갔다. 스미레 4단은 초반에서는 다소 밀리는 듯했으나 후반으로 가면서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 중 바둑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은 이창호 9단 대 강동윤 9단의 대결에서는 강 9단이 웃었다. 강 9단은 초반 한때 위기를 맞는 듯했으나 이내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무난히 승리했다. 바둑에서 세월이 젊음을 극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 또 한 명의 ‘왕년의 챔피언’ 유창혁 9단도 ‘젊은’ 안국현 9단의 벽에 막혔다.
이 밖에 이날 대국에서는 김범서 5단이 일본의 쉬자위안 9단을. 황재연 6단이 문민종 8단을 꺾고 16강 진출을 신고했다. 하지만 안성준 9단은 일본의 장쉬 9단에게, 이원도 9단은 대만의 저우쥔쉰 9단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으며 이번 대회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1라운드가 끝난 후 진행된 16강 대진 추첨에서는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영광스러운 30회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이 외나무 다리 승부를 펼치게 된 것. 둘 중 하나는 자신들의 각오보다 일찌감치 우승을 향한 행보를 접을 수밖에 없다.
이 외에 김범서 5단은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 강동윤 9단은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 설현준 9단은 황재연 6단, 스미레 4단은 쉬하오훙 9단(대만), 최정 9단은 안국현 9단, 변상일 9단은 저우쥔쉰 9단(대만), 신민준 9단은 장쉬 9단(일본)과 8강행을 다툰다. 이들의 16강전은 20일 하루를 쉬고 21일 오전 10시 시작된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30회 LG배 기왕전의 우승상금은 3억 원(준우승 상금 1억 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사진=곤지암에서 MHN 엄민용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