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수상하다, 최약체 콜로라도 상대로 무안타 침묵…3할 타율도 붕괴 직전

OPS는 팀내 1위 자리도 내줬다.

2025-05-05     이상희 기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이정후의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4일을 끝으로 멀티히트가 사라지더니 이제는 3할 타율 붕괴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시즌 초반 뜨거웠던 그의 배트가 너무 빨리 식는 분위기다. 게다가 상대는 리그 최약체 콜로라도였다.

샌프란시스코는 5일(한국시간) 방문팀 콜로라도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홈경기를 가졌다. 이정후는 이날도 평소처럼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배포한 ‘게임 노트’ 자료에 의하면 이정후는 최근 치른 10경기 중 9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또한 그가 치른 올 시즌 총 33경기 중 27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해 타율 0.312를 기록할 만큼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을 끝으로 더 이상 멀티히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정후의 트레이드마크였던 2루타도 지난달 25일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아직도 좋은 성적이긴 하지만 뜨거웠던 시즌 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식어버린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웬만해선 삼진을 당하지 않던 이정후가 최근 들어 삼진 횟수가 많아지는 것도 불안요소다. 이정후는 이날 1회말 공격 때 찾아온 자신의 첫 타석에서도 헛스윙 삼진 아웃됐다. 3회말 공격 때 마련된 두 번째 타석에선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5회말 공격 때 찾아온 세 번째 타석에선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하드 히트(Hard hit)’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이정후는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 타구속도 90.2마일을 기록했다. 세 번째 타석에선 92.1마일이 나왔다. 모두 하드 히트의 기준이 되는 95마일에 못 미치는 수치다.

하드 히트는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하드 히트가 자주 나온다는 것은 그 만큼 타자가 배트 중심에 공을 잘 맞히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록 안타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정후가 올 시즌초 2루타와 멀티히트를 자주 칠 때는 매 경기마다 하드 히트를 2차례 이상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처럼 단 한 번도 하드 히트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최근 잦아지고 있다. 좋지 않은 신호다.

이날 이정후는 7회말 원아웃 주자 만루 상황에서 찾아온 네 번째 타석에선 2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몸에 맞는 공으로 진루하며 타점을 올렸다. 후속타자 윌머 플로레드의 안타 때 홈에 들어와 득점도 기록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에서 4타석 3타수 무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해 시즌 타율이 0.305까지 낮아졌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어느새 8할 중반(0.854)까지 내려 앉았다. OPS는 팀내 1위 자리도 내줬다. 

한편,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콜로라도에 9:3으로 승리하며 주말 4연전 중 3승을 챙겼다.

사진=이정후©MH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