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떠나는 애플...31조 원치 아이폰, 인도에서 만들었다
트럼프 관세에 불붙은 탈중국...인도산 아이폰 수출 급증
(MHN 김성민 인턴기자) 전자제품 관세 면제 발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 유지 방침이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인도에서 약 22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아이폰을 생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60%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며, 전체 아이폰 생산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인도 기술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25조 원어치가 해외로 수출됐으며, 특히 미국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125%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했고, 이와 별도로 펜타닐 유입 차단과 관련해 20%의 별도 관세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일부 전자제품을 상호관세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으나, 중국에 부과한 이들 품목에 대한 20%의 별도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아이폰은 가격 경쟁력에서 인도산 제품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자제품 관세 면제에 관련하여 혼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전자제품은 기존의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로 옮겨졌을 뿐"이라고 밝히며, 관세 면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국가 안보 관세 조사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같이 미국을 최악으로 대우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봐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애플은 인도 생산 아이폰의 미국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전세기 6대를 동원해 150만 대, 총 600톤 분량의 아이폰을 인도에서 미국으로 긴급 수송했다. 생산 대부분은 인도 남부 폭스콘 공장에서 이뤄지며, 타타 일렉트로닉스 등 현지 업체들도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 내 공급업체가 200곳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의존도를 보여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중국 공장에서 겪은 생산 차질 이후 인도를 비롯한 대체 생산 거점을 적극 확대해왔다. 미국 내 생산을 촉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대해서는, 생산 인프라와 인력 부족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는 고율의 중국산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향후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거점 이동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