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환율 쇼크? 원-달러 1,450원 돌파… 금융시장 긴장

트럼프 관세·미국 금리 동결·딥시크 여파…하루 만에 21.4원 상승

2025-01-31     박서인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MHN스포츠 박서인 인턴기자) 설 연휴 이후 처음 개장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1.4원 급등하며 1450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통화 정책,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발 충격,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대외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24일) 종가 대비 21.4원 오른 1452.7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 1446.0원에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웠으며, 장중 한때 145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일(1451.7원) 이후 11일 만에 1450원을 넘어선 것이다.

환율 급등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부터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올해 지속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연준이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급부상으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 딥시크가 미국 AI 시장을 위협하며 글로벌 기술주 시가총액이 감소했고,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31일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미국 증시 변동성이 IT 업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무역 조치와 미국 경제 지표 발표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