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커제 반칙 패' 변상일 9단 2국 승리!

2025-01-22     박연준 기자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변상일 9단이 메이저 세계기전인 LG배 결승 2국에서 커제 9단에게 반칙승을 거두며 승부를 최종 3국으로 끌고 갔다.  

2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회장에서 열린 제29회 LG배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변상일 9단은 커제 9단을 상대로 승리하며 결승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이번 승리로 변상일 9단은 커제 9단과의 맞대결에서 이어지던 7연패를 끊고 첫 승을 기록했다. 이제 변상일 9단은 23일 열리는 최종 3국에서 LG배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커제 9단은 이날 대국에서 두 차례 사석(따낸 돌) 관리 규칙을 위반하며 반칙패를 당했다. 이는 메이저 세계기전 사상 첫 반칙패로 기록됐다.  

백을 잡은 커제 9단은 대국 초반 18수에서 우상귀에서 흑 1점을 따낸 뒤 사석 통에 돌을 넣지 않았다. 이를 발견한 심판은 경고와 함께 2집 공제를 결정했다. 이에 위빈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강력히 항의하며 경기가 약 33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커제 9단은 이후 80수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변상일 9단이 이를 지적하자 심판은 경고 누적으로 커제 9단에게 반칙패를 선언했다.  

커제 9단의 반칙패는 한국과 중국의 바둑 규칙 차이에서 비롯됐다. 한국에서는 사석을 계가(결과 계산) 때 활용하기 때문에 대국 중 상대의 사석 수를 확인하며 형세 판단을 한다. 반면, 중국에서는 반상의 살아있는 돌만으로 계가를 하기 때문에 사석 관리가 중요하지 않다. 이로 인해 중국 기사들은 평소 사석을 아무 곳에 두는 습관이 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대회 규칙 개정을 통해 잡은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경고와 2집 공제를 부과하고, 경고가 두 차례 누적되면 반칙패를 선언하도록 명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 전 중국 측에 이를 명확히 전달했으며,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도 동일 규칙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LG배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은 1승씩 나눠 가진 상태로, 23일 열리는 최종 3국에서 우승자가 결정된다.  

변상일 9단이 커제 9단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고 메이저 세계기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바둑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