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레전드에서 최연소 체육대통령까지...'유승민 史'는 계속 된다

이기흥 현 회장 3선 저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IOC 선수위원, 대한탁구협회 회장에 이은 행보

2025-01-15     권수연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대비 임종훈-신유빈과 스파링하는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

(MHN스포츠 김선우 인턴기자) '리빙레전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바야흐로 40대 '체육대통령'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승민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후보로는 이기흥 현 회장과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총장, 유승민 전 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6명이 출마했다. 기존 단일화 시도가 있었으나 결국 무산되며 6대 1의 경쟁 양상을 보였다. 

3연임에 도전했던 이기흥 후보는 부조리 등으로 인해 정부와 대립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존 지지층이 남아있어 표가 분산된 상황에서 타 후보들에게 쉽지 않게 여겨졌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유 당선인은 총투표수 1,209표 중 417표(34.5%)를 획득하며 이기흥 후보(379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

유 당선인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스포츠 영웅이다. 당시 그는 중국의 왕하오를 4대 2로 꺾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유남규의 남자단식 금메달 이후 16년 만에 대한민국 탁구에 금빛 영광을 안겼다.

이후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추가하며 대한민국 탁구에 한 획을 그었다.

2014년 현역 은퇴 이후, 유 당선인은 지도자와 행정가로서 새로운 길을 걸었다.

유 당선인은 삼성생명 탁구단에서 코치로 활동했으며, 2014년 인천 아시아게임에서는 대표팀 코치로 참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는 대한민국에서 문대성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돼 국제적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9년 탁구협회장에 오른 후에는 2021년 재임, 2024년 사임 전까지 약 5년 간 회장직을 수행했다. 

유 당선인은 취임 당시 '협회 재정 자립도 향상', '생활체육탁구 체계화',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 구축', '탁구 프로리그 출범',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성공 개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에게 직접 메달을 걸어주는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

특히 지난해 2월 한국 탁구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으며 더 나아가 2026년에 열릴 월드 마스터스 국제탁구대회 강릉 유치까지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한국 탁구가 입상에 성공하며 임기 내 유종의 미를 거두기도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파리 올림픽에 참석할 당시, 폐막 총회에 참여하지 않고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에게 메달을 걸어주러 간 유 당선인을 "하드워커(Hard Worker)"라 칭한 바 있다.

유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지정 선거인 제도로 인해 이기흥 현 회장이 유리하다는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뒀다. 유 당선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절차를 거치면 공식 취임하게 된다.

그는 올해 만 43세로 역대 최연소 대한체육회장이 되며, 임기는 2029년 2월까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