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2' 박성훈 "전재준? 전재순? 현주? 선물 같은 캐릭터들이죠 " [mhn★인터뷰①]
'오징어 게임' 시즌2,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 현주 역 "희화화하지 않으려...응원과 힘 받으셨으면" "다양한 캐릭터 만나는 건 축복...전재준, 현주 다 좋아"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배우 박성훈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2' 현주 역을 통해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섰다. 배우로서 탐나면서도 조심스러운, 트랜스젠더 역할이다.
자칫 우스꽝스럽게 연기했다간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에게 상처를 안겨줄 수 있다. 그렇기에 박성훈 역시 "절대 희화화되면 안 된다는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의상, 분장, 연기 톤, 제스처까지 감독님과 긴밀하게 상의하면서 준비했다"라며 "현주가 트랜스젠더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품, 배려심 같은 것들이 더 부각됐으면 했다"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실제 트랜스젠더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는 등 캐릭터 준비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느낀 건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이 편견에 휩싸인 시선에 놓이기도 하고 차별받기도 한다"는 것.
이에 "소수자분들이 보시고 응원과 힘 받으셨으면 했다. 또 아직도 편견을 가진 분들이 계신다면 그런 게 조금은 누그러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라며 목표를 전했다.
박성훈이 연기한 현주는 특전사 출신의 트랜스젠더다.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게임에 참여한 인물. 군인으로서의 강인함과 더불어 여리고 공감하는 마음씨도 지닌 다채로운 캐릭터다.
그런데 그동안 박성훈이 선보인 연기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전재준, tvN '눈물의 여왕' 윤은성 등 빌런의 강렬함이 컸다. 현주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박성훈 역시 캐스팅 제의를 받고 의아했다고.
박성훈은 "(KBS2 드라마스페셜) '희수'라는 단막극이 있었는데, (황동혁 감독이) 그걸 보고 제안해 주셨다더라. 거기서는 평범한 가장 역할이었다. 어떻게 거기서 현주의 모습을 보셨나 놀랍고 신기했다"라고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 연기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재밌는 작업이 되겠다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인물에 대한 공감은 필수다. 박성훈은 트랜스젠더와 소수자 친구들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과 닮은 점도 없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는 누나가 둘 있어서 극중 대호(강하늘)와 같은 상황이다. 공기놀이도 잘한다. 근데 청소년이 되면서 그런 걸 감추려고 일부러 남자다운 척도 했다. 그래도 내 안에 그런 여성성이 조금 내포된 게 있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주는 정의롭고 용기 있는 캐릭터지만 난 겁도 많고 불안과 두려움도 많은 성향이다"라며 "근데 그런 면에서는 현주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단단해지고 용기가 생기기도 했다"고 현주 캐릭터에 대한 고마움도 내비쳤다.
새로운 캐릭터를 뛰어난 연기력으로 선보였으나, 박성훈은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 글로리' 전재준 캐릭터가 워낙 강렬히 각인된 터라, 시청자들이 여전히 그를 박성훈이 아닌 전재준으로 부르는 것. 최근에는 트랜스젠더 역할을 고려해 '전재순'으로 부르는 팬들도 늘었다고.
이에 박성훈은 "전재준은 선물 같은 캐릭터다. 어디 출연한 누구라는 설명 없이 전재준 세글자만으로 나를 떠올려주신다. 역할명이지만 별칭처럼 된 거니까 유용하다고 본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요즘 재순 언니라는 댓글도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 그냥 감사한 역할이라 재준을 떠나보내고 싶거나 본명을 찾고 싶다거나 그런 조바심은 없다"라며 "현주도 선물이다. 요새 현주 언니, 현주 누나로도 불러주신다. 그런 것도 다 재밌다"라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