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사실상 대통령" 美 정가 설전...트럼프 "그럴 일 없다"

(MHN스포츠 홍지민 인턴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영향력을 둘러싼 논쟁이 미국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한 머스크가 예산안 논쟁과 공화당 내부에서도 주요 인물로 부상하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머스크가 의회 합의안을 무산시킬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그를 '사실상 대통령'으로 비유하며 공격했고,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 단체 행사에서 "민주당이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머스크와의 관계를 적극 방어했다.

그는 "머스크가 대통령직을 가져간다는 말은 말도 안 된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머스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생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나는 똑똑한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니 곤잘러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우리는 대통령이 있고 부통령이 있고 하원의장이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총리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선출직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머스크의 영향력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때 트럼프의 최측근이었다가 반(反)트럼프 노선을 걷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ABC뉴스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탓할 사람이 필요한데 그 대상이 머스크가 되면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다. 그리고 누구도 그게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이 그의 사업적 이익과 얽혀 있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새 예산안에서 중국 투자 제한 조항과 인공지능(AI) 기반 리벤지 포르노 규제 조항이 제외된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결정이 머스크의 테슬라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 옛 트위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와 다른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며 약 2억 770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이후 테슬라 주가는 75% 상승했으며,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머스크는 약 4천420억달러(634조 8천4억원)의 자산을 보유하며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5일, 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수익률은 더 늘어날 수 있으며 그가 자신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들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 = AP/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