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천하' 막을 내린 비상계엄...윤 대통령 "국회, 탄핵-입법농단 중단하길"
3일 23시 계엄령 내려져 4일 04시 30분 의결 및 종료
(MHN스포츠 이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6시간만에 막을 내렸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4시 27분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 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서도 "그러나 조금 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듭되는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합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무총리실은 이날 "4시 30분에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현행 법상 계엄 해제를 위해서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을 받은 후 최종적으로 국무회의 의결이 이뤄져야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7분경 긴급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안, 2025년도 예산안 삭감 등을 근거로 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風前燈火,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음)의 운명에 처해있다"며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면서 "(국민들은) 국회로 와 달라"고 호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전했다. 이어 당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헌법 질서 내에서 앞장서 문제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4일 오전 12시 47분경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본회의를 개의했으며, 재석의원 190명(야당 172명, 여당 18명)은 만장 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은 철수했다.
한편,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선행조건인 국무회의 심의 과정 여부를 두고 일각에서 설전이 벌여졌으나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긴급 담화문 발표 직전에 국무회의를 주재했다"며 말했다고 4일 연합뉴스는 전했다. 계엄선포는 '국무회의 심의→계엄 선포→국회 통고'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