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상 수상자 "韓 경제 놀라워...우리가 고민해야 할 방향"

존슨 "韓 민주화 시도했고 경제 발전 시작" 아제모을루 "남북, 제도서 차이...경제 격차 '10배 이상'"

2024-10-15     이준 기자
(왼쪽부터) 대런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

(MHN스포츠 이준 기자) 제도를 관점으로 국가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이먼 존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세계 2차대전 이후 한국은 매우 가난하게 시작했으나, 지금의 한국의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정말 놀랍다"고 밝혔다.

존슨은 지난 14일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 발표된 후 MIT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1960년도에는 한국은 매우 가난했고, 독재 정권을 거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은 민주화를 시도했고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경제 발전은) 어려운 과정이었고,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면서도 "현재 한국의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정말 놀랍다. 그것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존슨과 같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아제모을루 미국 MIT 교수는 이날 한국과 북한의 제도 차이를 설명하면서 경제 발전 측면에서 격차가 발생한 이유에 대한 견해를 내놓았다. 

아제모을루는 "(한반도의) 남북은 분단되기 전에는 대등한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도의 측면에서 차이가 벌어졌다"며 "(남북간 경제 규모는) 10배 이상이 됐다. 한국 경제는 민주화 이후 속도를 내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의 체제는 굳건하다"며 "우리가 주장하는 (북한) 제도의 단점은 이것이 특정 사람들의 이익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제도가) 사회에는 나쁘지만 통제하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유리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지금 엄청난 억압을 받고 있지만 그 체제는 점점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언젠가는 더 민주적인 체제 하에서 남한과 통일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존슨 또한 "소련의 붕괴, 중국의 (경제) 개방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북한은 껍데기 속으로 후퇴했고 극소수에게 유리한 체제를 만들었다"며 "(그 결과) 북한의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핵무장과 로켓 발사 능력을 확보한 북한에 대해 "매우 위험하다"며 "최근 몇년 동안 전 세계의 많은 리더십이 (민주주의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북한 상황에는 걱정해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왼쪽부터) 아제모을루, 존슨, 로빈슨

한편,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이날 "제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국가의 번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이들 세 사람(존슨·아제모을루·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간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면서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아제모을루와 로빈슨은 함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썼으며, 존슨은 아제모을루와 함께 '권력과 진보'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FP/연합뉴스, 노벨상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