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원전 물꼬 트나'...尹, 필리핀서 원전 MOU 체결

尹 대통령 "필리핀, 최적의 원전 파트너 될 수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 "韓과 적극적 협력 희망"

2024-10-07     이준 기자
7일(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MHN스포츠 이준 기자) 동남아시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만큼 필리핀과 최적의 원전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7일(한국시간) 윤 대통령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바탄 원자력 발전소(BNPP)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을 비롯해 인프라 건설 등 7건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 2023년 2월 원전 재건 사업을 "11억9000만 달러(2024년 10월 7일 오후 기준 한화 약 1조6000억 원)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필리핀 지역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함으로써 양국이 윈-윈(Win-Win) 하는 경제 협력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7일(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한·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교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자국의 전력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단된 바탄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필리핀은 지난 1986년 '바탄 원전'을 완공했으나 가동하지 않았다. 사유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발생이다.

이에 양국 정상은 지난 2022년 11월 필리핀 원전 건설 재개를 위해 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했으며, 필리핀 정부는 한국 정부에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당시 코후앙코 필리핀 원자력에너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관련 기술타당성 검증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3년 2월 당시 카를로스 아칠라 필리핀 원자력 연구소 소장 또한 "바탄 원전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한국과 필리핀의 '전략적동반자관계'를 수립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949년 수교 이래 양국 간 공식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75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