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다 더 무서운 오픈AI"...구글, 반독점 패소 후 새로운 판도 변화

2024-08-09     이윤비 기자

(MHN스포츠 이윤비 기자) 구글이 미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검색엔진을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기본 설정에 탑재하는 대가로 지난 2021년에만 263억 달러(약 26조 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법원이 이를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판결해 구글은 관련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최종 판결까지는 수년 더 걸릴 예정이지만, 구글과 애플·삼성 등 기기 제조사 간의 검색엔진 관련 계약이 금지될 가능성도 커졌다.

해당 계약이 종료되면 애플 연간 수익의 4~6%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결의 영향권에는 삼성전자도 포함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은 삼성과도 유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약 규모는 (애플보다는) 훨씬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플과 삼성 등이 구글 대신 다른 검색엔진 기업에서 '탑재료'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시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법무부와의 반독점 소송 패소보다 오픈AI의 검색시장 진출이 구글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 10년간 검색 제품 개발 등에 참여해온 전 구글 엔지니어 아르빈드 자인은 "AI가 검색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어 현재 구글에는 이번 판결보다 AI가 훨씬 큰 문제"라고 말했다.

'글린(Glean)'이라는 기업용 검색기업을 운영 중인 그는 이번 판결이 항소 등 절차로 인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AI의 영향은 즉각적이라고 전했다.

한 전직 구글 임원은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움직일 수 있는 속도보다 AI가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AI가 검색을 장악하는 속도가 빨라지면 모든 독점은 끝난다"라고 말했다.

최근 애플은 AI 분야에 진출하면서 향후 출시되는 기기에 챗GPT를 도입하기 위해 오픈AI와 제휴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은 비독점으로 진행되지만, 이번 판결로 구글과의 계약이 종료된다면 애플은 AI 기반 검색 서비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오픈AI는 지난달 AI 기반 검색엔진 서치GPT를 출시하며 검색엔진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