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파리] "비겁해" 김원호에게 튄 비난에...동생 "저희 오빠 좀 축하해주세요"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에 오른 김원호(삼성생명)의 SNS가 악플 공격을 받자 동생이 호소에 나섰다.

김원호는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혼합복식 은메달을 획득한 순간을 게시하며 "힘들어도 끝까지 믿고 따라와준 파트너 (정)나은이 정말 고맙고, 제 곁에서 묵묵히 지도해주신 감독님, 코치님, 경기마다 세심하게 분석해주신 영상분석 선생님과 제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해주신 트레이너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원호는 "같이 훈련하면서 서로를 성장시켜준 동료들,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함께 나아가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또한 저를 믿고 응원해준 친구들, 그리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김원호의 SNS는 은메달 획득을 축하해주러 온 팬들의 축하 인사가 대부분 발길을 이었다. 같은 대표팀 서승재(삼성생명) 역시 방문해 "너무 고생했고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서승재-채유정(인천공항) 조는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김원호-정나은 조와 혈투를 벌였지만 아쉽게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같은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삼성생명)의 협회 관련 폭로에 대한 댓글이 종종 눈에 띄었다.

한 팬은 "안세영 선수가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파악을 못했냐"며 "실망스러운 인터뷰 잘 봤다. 정말 안세영의 철저히 외로운 혼자만의 싸움이 될 것이다"라며 김원호를 질책했다. 또 다른 팬도 "기자회견을 잘 봤고, 아주 실망했다"며 "나몰라라 하는 모습 보기 좋지 않다"고 냉랭한 댓글을 남겼다.

앞서 지난 5일 허빙자오(중국)와의 결승전 승리 직후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당시 금메달에 대한 기쁜 마음을 전하기 무섭게 "제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좀 많이 실망했다"는 폭탄 발언으로 대중에 충격을 안겼다. 

이어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또 설명할 날이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배드민턴협회와 안세영과의 갈등에 불이 붙으며 기자회견에 나선 김원호-정나은(화순군청)에게도 관련 질문이 던져졌다.

이 자리에서 김원호는 "파트가 나뉘어 있어서 그런 것들을 잘 느끼지 못했다"며 "안세영의 금메달 획득 후 특별히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다"며 "(기자회견에 나오며) 축하받아야 할 자리인데 우려스러운 마음이 있긴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기까지 온 건 우리 힘만으로는 아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주시는 분들이 있었던 덕분이었던 것 같다"면서 "제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김원호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이다. 이 때문에 길 감독은 김원호에게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나와)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며 "네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원호가) 길영아 감독의 아들이라 협회쪽 사람이니 협회를 두둔하는 것이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김원호의 여동생인 김아영은 오빠의 SNS에 직접 부탁과 당부의 덧글을 남겼다.

김아영 역시 시흥시청에서 복식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배드민턴 가족'이다.

김아영은 댓글을 통해 "지금 상황에 대해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저희 오빠는 누구의 아들도 아니고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이겨낸 선수"라며 "어릴때부터 배드민턴을 진심으로 좋아했고 또래에서도 항상 잘했다. 오빠는 잘해도 많은 시기질투와 모진말들을 들으며 자라왔다. 그래서 길영아의 아들이 아닌 김원호를 증명하고 싶어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아영은 "피나는 노력으로 지금까지 버텨내 올림픽에 나가 구토 투혼까지 하며 메달을 따고, 드디어 엄마의 아들이 아닌 김원호의 엄마를 이뤘다. (그런데) 다시 한 순간에 엄마의 아들이 되고 당당하게 축하받지 못하고 욕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가만 있을 수 없었다. 누구의 아들, 누구의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고 축하받지 못하는 이 현실이 가혹하고 저희 가족에게는 큰 상처다"라고 덧붙이며 오빠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협회와의 갈등을 폭로한 안세영은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 입장은 올림픽이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하 김아영 SNS 게시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김원호 선수 동생입니다.
지금 상황에 대해서 많은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제 이야기는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오빠는 누구의 아들도 아니고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이겨낸 선수입니다
어릴때부터 배드민턴을 진심으로 좋아했고
노력했고 또래에서도 항상 잘했었던
오빠는 잘해도 많은 시기 질투와
모진말들을 들으며 자라왔고
그래서 길영아의 아들이 아닌
김원호를 증명하고 싶어했습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지금까지 버텨내서 올림픽에 나가
구토투혼 까지 하면서 메달을 따내고
드디어 엄마의 아들 아닌 김원호의 엄마를 이뤘는데

사진= 김원호 SN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