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이솔 기자) 세계적인 명장 조세 무리뉴만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다.
AS로마는 지난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노르웨이 보되의 아스마이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보되/글림트와의 UEFA 컨퍼런스리그(이하 UCEL) 8강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로마는 파트리시우의 그림같은 논스톱 슈팅으로 전반을 1-0으로 리드했으나 후반 내리 2골을 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결정적인 패인은 수비진의 느린 대응이었다.
보되는 리버풀이 사용하던 넓은 4-3-3 전술과 유사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실상 폴스나인에 가까운 중앙공격수를 전방 플레이메이커로 활용하며,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발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끌어낸 뒤 중앙으로 침투하는 2선 공격진들의 마무리를 통해 득점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공격진들의 순간 속도를 통해 주요 공격전술이 이루어지는 만큼 보되는 상대 수비진의 느린 대응에서 발생하는 빈틈을 순간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해결법은 그 누구보다도 무리뉴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적극적인 수비 전술이다.
PSG의 전술 중 하나가 해답이 될 수 있다. 메시 영입 전 PSG의 전술 중 하나는 다닐루 페레이라-이드리사 게예라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통해 수비수들의 부담을 덜었다.
부담을 덜어낸 수비수들은 상대 선수들의 침투를 저지하고 중거리슛을 육탄 방어하는 데 전념했으며 공격시에도 느린 전진을 통해 측면 풀백들의 전진을 지원했다. 사실상 6백을 운용한 셈이다.
한편, 지난 2021년 7월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보되를 만났던 폴란드의 레기아 바르샤바는 5-4-1 포메이션을 채택, 두 줄 수비 및 킥앤런 역습 전략으로 보되를 1차전 3-2, 2차전 2-0으로 무너트린 바 있다.
그러나 AS로마는 지난 조별리그에서의 1-6 대패에도 이번 경기에서 세르지우 올리베이라, 지안루카 만시니 등 수비 시 민첩성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선발로 낙점하며 패배를 면하지 못했다.
무리뉴 또한 이를 분명 알고 있었다. 그는 후반 24분 지안루카 만시니를 크리스 스몰링으로 교체하며 추가 실점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보되/글림트가 주 공격 방향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바꿨고, 결국 스몰링의 커버 범위 밖인 우측(공격방향 기준)에서 추가득점을 기록한 것은 단순히 '운'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