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는 이승수, 대한탁구협회 제공
사진=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는 이승수, 대한탁구협회 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한국 남자탁구계에 무서운 유망주가 나타났다. 

무려 만 11세, 키 140cm가 갓 넘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21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픽셀스코프 제 75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단식 64강전에서 이승수(10)가 한영섬(한국수자원공사)을 세트스코어 3-0(12-10, 11-8, 11-8) 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이어진 32강전에서는 이상수(삼성생명) 와 맞대결을 펼쳐 세트스코어 0-3(10-12, 4-11, 9-11) 으로 패했지만 상대한 어른들을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종합선수권대회는 초, 중, 고, 대, 일반부 구분없이 총망라하여 경기를 펼치는 방식으로 학제 위주 시스템에서 후배들이 선배들과 제한없이 승부를 벌일 수 있는 국내 유일 선수권대회다.

1년에 딱 한번 있는 기회에서 초등부 4학년 선수가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 32강에 오른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이승수는 앞서 첫 경기에서 '중학생 형' 을 셧아웃으로 제압했다. 최지욱(대광중)이 그의 첫 상대였다. 이어 64강전에서도 한참 큰 실업팀 성인 선수를 셧아웃으로 꺾으며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탄성을 이끌었다.

사진= 32강전을 마치고 이상수(오른쪽)와 기념사진을 찍는 이승수, 대한탁구협회 제공
사진= 32강전을 마치고 이상수(오른쪽)와 기념사진을 찍는 이승수, 대한탁구협회 제공

이어 32강전에서는 무려 국가대표 이상수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대결을 펼쳐 어른들을 또 한번 깜짝 놀라게 했다. 간단히 끝날 줄 알았던 경기에서 이상수는 예상 외의 위기감을 맛봤다.

이승수는 1세트부터 치열한 듀스접전을 펼쳐 이상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제서야 이상수도 '전력' 을 다해 당돌한 유망주를 상대했다. 비록 이상수가 셧아웃 승을 거뒀지만, 오히려 이기고 나서도 얼떨떨한 반응이었다. 

2011년생인 이승수는 7살때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탁구장에서 탁구채를 잡기 시작했다. 아버지 이수기 씨도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현재 경기도 성남에서 탁구장을 운영중이다. 그러나 탁구채를 잡은 것은 아버지의 권유가 아닌, 어디까지나 이승수 본인의 의지였다. 

이상수는 경기 후 "내가 저 나이땐 어땠는지 기억도 안 난다" 라며 "백핸드는 웬만한 성인선수 못지 않다, 앞으로 키가 클테니 포어핸드 공격력도 보완한다면 누구보다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 고 극찬했다.

'앞으로의 목표' 를 묻는 질문에 "세계 1등이요!" 라고 화답하는 이승수의 목소리에 한국 탁구계의 전망이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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