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IBK기업은행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김호철 감독, 연합뉴스
사진= IBK기업은행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김호철 감독, 연합뉴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IBK기업은행의 지휘봉을 잡을 새 사령탑이 선임됐다.

IBK기업은행은 8일, "신임 감독으로 김호철(66) 감독을 선임했다" 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오는 18일 흥국생명전을 시작으로 오는 2023-24 시즌까지 기업은행 배구단의 사령탑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호철 감독은 지난 1980년대 한국 남자배구계의 간판 스타 세터로 활약했다. 금성통신(현 KB손해보험 스타즈) 배구단을 거쳐 지난 1995년까지 이탈리아 비첸사 클럽에서 선수로 활약한 뒤 은퇴, 같은 해 지도자로서의 새 삶을 시작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을 도맡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조송화, 김사니 전 코치 이탈과 항명사건으로 내홍을 거하게 치뤘다. 그러나 김 감독은 항명 사건으로 내홍을 한바탕 겪은 구단을 이전에도 맡은 전적이 있다. 기업은행이 '내란 경력직' 김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힌 이유일지도 모른다.

김 감독의 '내란팀 정리' 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03년 4월, 남자배구단 현대캐피탈에서는 '방신봉 항명사건' 이 일어났다. 당시 현대캐피탈 감독이던 송만덕 전 감독이 신경수, 하경민, 윤봉우 등의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자 센터 방신봉 등 기존 선수가 이에 반발해 선수단을 이탈한 사건이다. 팀 분위기가 와해된 현대캐피탈은 이에 김호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내홍을 겪어 어수선해진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연못에 자진해서 뛰어드는 등 선수단에게 강도높은 훈련을 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등 성적이 크게 상승했다. 

사진= IBK기업은행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김호철 감독(가운데), 연합뉴스
사진= IBK기업은행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김호철 감독(가운데), 연합뉴스

이후 김 감독은 지난 2012-13시즌 마찬가지로 박희상 전 감독과 선수의 내홍을 겪던 러시앤캐시 드림식스(현 OK금융그룹 읏맨) 를 맡아 팀 분위기를 정리하고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김 감독은 기업은행 감독으로 선임된 뒤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리고,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며, "하루속히 팀을 재정비해 기업은행 배구단이 명문 구단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김 감독의 여자배구팀 지휘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은행 측은 "김호철 감독은 세터 출신으로 선수시절 소속팀 우승은 물론, 국가대표 감독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및 선수와 지도자로써 역량을 인정받았다" 고 전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달 12일과 16일, 숙소를 두 차례 무단이탈한 전 주장 조송화와 김사니 전 코치의 항명사태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경질된 서남원 전 감독 대신 감독대행에 앉았던 김사니 전 코치는 지난 2일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구단 측은 한국배구연맹(KOVO)에 현재 조송화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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