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없이 학교장 자체 처리 시, 의무적으로 교육청과 문체부 스포츠 윤리센터에 사실 관계를 통지 힐수 있는 시스템 구축 필요

-야구 실력으로 용서를 구하는 방식 없어져야

편집ㅣ박연준
편집ㅣ박연준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대구의 모 고교 야구부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으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열리지 않고 학폭 가해 선수가 다른 학교로 전학 간 사실이 밝혀졌다.

대구광역시 교육청 관계자는 "금년 1학기에 2학년 A 군은 1학년 후배 6명을 대상으로 욕설과 머리 박기(일명 원산폭격) 및 신체를 가하는 폭행을 수차례 했다"라밝혔다. 또한 A 군이 1학년 야구부원 B 군에게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폭행하고 글러브 등 야구 장비를 빌린 뒤 돌려주지 않는 등 지속적인 폭행 경위가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9월 피해 학생들의 신고로 알려졌으며, 학교 측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피해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학폭위를 열지 않고 가해자 A 군을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학폭위를 열지 않고 학교장 자체 처리를 하는 경우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원만히 합의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불원할 경우 학교장은 처벌보다는 교육지도 측면에서 학폭위 개최 없이 사건을 종결하게 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폭행경위가 들어났을때는 학교장 자체 처리가 아니라 학폭위에서 처리를 해야 하는것이 원칙이다. 학폭위를 열지 않고 다른 학교로 전학시킨 것은 봐주기 식의 의심스러운 조치이다.

지난 2월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 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심의, 의결하여 학교 폭력 가해자는 무관용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KBO는 신인 드래프트 신청 서류에 생활기록부를 제출을 요구하여 학교폭력이 있을 경우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못하게 막는 일명 '김유성 법'을 시행했다.

제공ㅣ대구시 교육청
제공ㅣ대구시 교육청

이번에 발생한 대구 모 교교의 학폭위 없이 다른 학교 전학 조치는 생활기록부에 학폭위 징계가 있을 경우 프로 진출 및 대학 진학의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며, 학교장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심에 자유롭지 못하다.

폭행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작년에도 유사한 폭행사건이 있었으나, 학폭위 없이 학교장 자체 처리 이후 가해학생들에게 '70일간 야구부 참가 제한'이라는 경징계를 내렸으나, 당시 피해자였던 선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야구를 그만두었다.
봐주기 식의 미흡한 폭행 처리가 폭행을 해도 괜찮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의 고교 시절 폭행 사건이 출전 정지라는 징계로 면죄부를 받게 되고, NC 다이노스 1차 지명을 받았으나, 중학시절 폭력 행위로 지명이 철회되고 고려대에 입학하여 내년 얼리 드래프트로 다시 프로에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김유성 사례가 존재한다.

결국 '야구 실력이 월등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말도안되는 어록이 탄생하게 되었다.

학교 운동부 폭력 가해자에게 무관용을 하겠다는 교육부의 공염불 대신 실질적으로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도 운동부에 남아 있는 선배가 후배들에게 규율을 어겼다는 사유 등으로 가하는 폭행이나 폭언이 당연시되는 것에 대해서 원칙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것이다.

학폭위 없이 학교장 자체 처리한것에 대해서 의무적으로 교육청과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 윤리센터에게 사실 관계를 통지하고, 학교장 자체 처리가 적법한지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학교 폭력을 했을 경우 피해자의 용서 유무와 관계없이 운동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시켜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계에서 반복되고 있는 운동부 폭행 사건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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