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유스 오산고, 전북유스 영생고에 2-1 승리
현역시절 유럽선수 압도하던 체력과 피지컬
'터미네이터' 안익수 감독과 '강철축구' 주창

사진=대한축구협회, 오산고 차두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오산고 차두리 감독

(MHN스포츠 노만영 기자) ‘차미네이터’ 차두리 감독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14일 구미 낙동강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제 102회 전국체전 고등부 축구 결승전에서 차두리 감독이 이끄는 서울 오산고가 전북현대 산하 전주영생고를 2-1로 무찌르고 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차두리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20년 K리그 유스팀 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거두며 지도자로서 첫 업적을 달성한 것에 이어 이번 전국체전에서 K리그 2강으로 불리는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유스팀을 상대로 모두 2-1 승리를 거두며 부임 2년 차 만에 체전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차두리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전설이자 분데스리가 레전드 차범근 해설위원의 아들로 현역 시절 공격수와 수비수를 오가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책임졌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탈아시아급 피지컬과 괴물같은 활동량으로 '차미네이터'(차두리+터미네이터)로 불리기도 했다.  

차 감독이 한국 축구에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던 건 2002 한일월드컵 때다. 히딩크 감독은 고강도의 압박축구로 유럽팀들을 압도하기 위해 핌 베어벡, 박항서로 구성된 코칭 스태프들과 일명 '파워프로그램'으로 불린 악명높은 고강도 체력훈련을 강행핬다. 고려대 축구부 소속의 21살 차두리는 매 훈련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히딩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후반전 조커로 가용되며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진출에 일조했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0-1로 뒤진 상황에 투입돼 벼락같은 바이시클킥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차두리 감독. 세계최고의 미드필더 독일의 발락과 볼 경합 장면. 차두리는 2년 뒤 발락이 속한 독일 대표팀과 리벤지 매치에서 독일에 3-1 완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차두리 감독. 세계최고의 미드필더 독일의 발락과 볼 경합 장면. 차두리는 2년 뒤 발락이 속한 독일 대표팀과 리벤지 매치에서 독일에 3-1 완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한다.

2004년 독일과의 친선전에서는 당시 클린스만 감독 체제 하에서 4승 1무를 거둔 독일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2002년 4강전 패배를 설욕하는데 압장섰다. 독일 풀백 레전드이자 당시 기대주로 주목받던 필림람을 피지컬과 속도로 압도하며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강한 체력과 피지컬로 그라운드를 압도했던 아버지의 축구 스타일이 곧 차두리 감독에게 그대로 이식된 것이다. 이는 감독 차범근의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 차 감독은 강도높은 체력 훈련을 통해 오산고 축구부를 강팀으로 변모시켰고, 결국 체전 우승컵까지 들어올리게 됐다.

한편 오산고가 속한 프로팀 FC서울 역시 '터미네이터' 안익수 감독 부임 이후 강도높은 훈련으로 강등권에서 벗어나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 터미네이터 안익수와 차미네이터의 차두리, 두 지도자로 인해 FC서울은 다시금 K리그 대표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차두리 감독과 오산고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차두리 감독과 오산고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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