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매체 FOS "쌍둥이 자매 이적, 국제배구연맹이 추진 중"
'아마추어' 대상으로 한 처벌 규정, '프로 주관' KOVO에서는 불가능
유소년-아마추어는 '대한민국배구연맹' 소관

사진=흥국생명,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함께한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흥국생명,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함께한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MHN스포츠 이솔 기자) '야구로 보답하겠다', '축구로 보답하겠다' 등등, 자신들의 잘못을 성적으로 보답하려는 행위는 과거부터 과오를 저지른 운동선수들이 말버릇처럼 내뱉던 말이었다.

그런데, 배구에서는 이제 더 이상 팬들에게 '보답'할 필요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어졌다. '배구로 보답하겠다'를 넘어서 '해외로 출국하겠다'라는 선택지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다수의 국내 매체는 그리스 매체인 'FOS'의 발언을 인용, '학폭 논란이 있는 쌍둥이 자매'가 PAOK 테살로니카(그리스)로 합류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현재까지도 ITC 발급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연초부터 국내를 뒤흔들었던 '학교 폭력'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이적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이적'을 위한 ITC의 발급은 국제배구연맹에서도 문제없이 가능하며, 'FOS'는 "국제배구연맹 측은 자신들의 권한을 이용해 쌍둥이 자매를 이적시키겠다고 FAOK측에 통보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사진='여자배구 학폭 가해자 복귀 반대' SNS 캡처, 이재영-이다영 복귀 반대 트럭시위
사진='여자배구 학폭 가해자 복귀 반대' SNS 캡처, 이재영-이다영 복귀 반대 트럭시위

한편 이번 이적에 앞서 두 자매는 '학교폭력 제보자 고소'라는 뜻밖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KBS측에서 '학교폭력 제보자'를 고소한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두 자매와 인터뷰한 영상에서는 '거짓과 허위 사실이 많았다'는 이유를 들며 고소 사실과 그 이유를 밝혔다.

이어진 영상에서는 "칼을 들고 상대를 찔렀다"는 제보자 측의 진술을 "칼을 들고 욕을 했다"라는 말로 정정했으며 "자필 사과문은 구단이 강요한 결과"라고 정정하며 자의로 사과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한편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꿀밤, 입 부근 및 복부 폭력 사실을 정정했다. 사실상 '정정'이라는 표현을 빌린 '폭력 사실 인정'이었다.

결국 함께 훈련하던 여러 배구 꿈나무들의 꿈을 짓밟고, 자신들은 '자의로 사과하지 않은(KBS 인터뷰)' 상황에서 마치 남의 일인 양 그리스로 즐거운 도전을 떠나는 두 자매의 행보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곱게 보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배구계는 현재까지 두 명의 스타플레이어를 놓치고 V리그마저 한바탕 뒤집어진 '소 잃고 외양간도 잃은' 상황이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앞으로의 대책 마련 또한 중요한 사안이 될 예정이다.

사진=CAAN 홈페이지 캡처, 터키 스포츠에이전시 CAAN이 이다영의 그리스 리그 입단 소식을 전했다.
사진=CAAN 홈페이지 캡처, 터키 스포츠에이전시 CAAN이 이다영의 그리스 리그 입단 소식을 전했다.

수 많은 V리그 선수들 중 누군가는 '과거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사항들이 발견될 때마다 처벌과 반성 대신 마치 여행처럼 '즐거운 해외 도전'을 선택한다면, 미래의 선수들이 '학교(팀 내) 폭력'에 별다른 경각심을 가지지 않고 이를 저지르고, 배구 꿈나무들은 다시금 꿈이 짓밟히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까지 국내 프로리그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에서는 '아마추어 시절의 사건을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학교폭력 선수에 대한 드래프트 금지 조항'을 제시한 상황이다.

'프로'를 관장하는 만큼 KOVO의 해당 조치는 타당하며, 이제 이번 문제는 유소년 및 아마추어를 관장하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손에 달려있다. 

지난 2014년 여자배구가 주목받았던 뒤 '김치찌개 회식', '행사 없는 100주년'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대한민국배구협회. 과연 그들은 쌍둥이 자매 이후 발생할 '해외로 출국하겠다'를 막아내고 과거의 이미지를 청산하는 첫 걸음을 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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