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팻 벤디트, 21세기 첫 양손 투수로 기록

팻 벤디티 [사진=MLB닷텀]
팻 벤디티 [사진=MLB닷텀]

[MHN스포츠 박혜빈 기자] 6년전 오늘 21세기 첫 양손 투수가 등장했다.

2015년 6월 5일, 펜 벤디트(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현 마이애미 말린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 경기에 데뷔했다.

팀이 2-4로 뒤진 7회 말 등판한 벤디트는 양손 투구로 2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벤디트는 첫 투구로 오른손에 글러브를 낀 채 좌타자 브룩 홀트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따냈다.

이어 우타자 핸리 라미레즈는 왼손에 글러브를 낀 뒤 오른손으로 공을 던져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었다.

비록 2구째 던진 공이 안타로 연결되면서 첫 피안타를 내주고 말았지만 후속타자 마이크 나폴리는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잠재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팻 벤디티 [사진=MLB닷텀]

8회 말에는 잰더 보가츠(유격수 땅볼), 무키 베츠(우익수 뜬공), 블레이크 스와이하트(삼진)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벤디트가 마지막으로 상대한 스와이하트는 양손타자였기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좌타석에 들어선 스와이하트에게 벤디트가 오른손으로 던지면서 삼진을 빼앗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벤디트 룰(Venditte Rule)"이 탄생하였다. 

"벤디트 룰"이란 양손 투수와 양손 타자가 서로 대결할 때 투수가 먼저 자신의 투구 방향을 결정하여 마운드에 올라야 하고, 그 후에 타자가 자신의 타격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규칙이다. 한 번 투구방향과 타격방향이 결정되면 투수는 그 방향으로만 투구해야 되고 타자는 그 방향으로만 타격해야 한다. 중간에 방향을 바꾸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한편, 벤디트 이전에도 양손투구를 한 기록은 있다. 최초의 사례는 1882년 토니 멀런인데, 경기 중에 한 번 시도했던 정도이다. 이후 1888년 엘튼 체임벌린, 1884년 래리 코크런도 경기 중에 양손 투구를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현대 야구에서는 1995년 그레그 해리스의 사례가 있다. 해리스는 원래 우완투수이지만 좌타자가 많은 이닝에 왼손으로 던진다는 식으로 양손투구를 하였다. 

사실 은퇴한 박찬호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유명 투수들도 불펜투구에서 왼손과 오른손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한쪽 방향으로 던지다 보면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에 이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실전에서는 왼손 또는 오른손으로만 던지는 것이 보통이다.

사진=박찬호©MHN스포츠 권혁재 기자
사진=박찬호©MHN스포츠 권혁재 기자

양손투구가 드문 이유는 일단 왼손과 오른손을 모두 성장시키는 것이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투구 매커니즘은 신체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양손으로 투구를 하면 그만큼 부상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결정적으로 지금까지 프로에서 양손투구로 성공한 사례가 전무하다.

벤디트 역시 데뷔 시즌 성적이 25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4.91로 평범했고, 2017년에는 빅리그 마운드에 단 한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2018년 5월에는 드디어 빅리그 로스터에 등록되었지만 팀 투수진 사정에 따라 강등과 콜업을 반복했고, 12월이 되자마자 방출됐다.

2019년과 2020년에도 벤디트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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