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8년만 국내 재연
권력과 아름다움의 부조리 그린 2인극
최재림, 박은석 열연...섬세한 감정, 대사 소화력 돋보여
오는 2026년 1월 4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MHN 장민수 기자) 두 인물의 대화가 주를 이루는 2인극. 듣는 재미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보는 재미가 큰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이다.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1648년을 배경으로, 타지마할 성벽을 지키는 두 근위병 휴마윤과 바불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작가 라지브 조셉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초연 이후 8년 만이다. 신유청 연출이 지휘한다.

타지마할 공개를 앞둔 새벽, 성벽을 지키는 두 근위병은 절대 뒤돌아봐서도, 말을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호기심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바불의 입은 쉬질 않는다. 자유와 진실, 아름다움의 가치를 설파하는 그의 말은 당장이라도 고개를 돌리도록 유혹한다.

반면 규율과 서열을 신념처럼 붙드는 휴마윤에게 바불의 말은 그저 위험한 반체제적 사상일 뿐. 그는 바불의 주장을 맞받아치며 대응한다. 그러나 상황이 전개될수록 신념과 가치관은 흔들리고, 그 충돌 끝에는 씁쓸한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

극과 극의 신념을 지닌 두 친구가 펼치는 대화가 극의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긴 대화가 결코 지루하지 않다. 엉뚱한 상상은 웃음을 자아내고, 명령과 양심이 충돌하는 순간 던져지는 질문은 깊은 몰입을 이끈다.

특히 권력과 체제의 이면을 날카롭게 꼬집는 순간 격한 공감이 인다.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피비린내. 미(美)와 인간성의 종말. 그리고 공포와 죄책감까지. 그 부조리와 아이러니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

2인극인 만큼 무대 위 두 배우의 열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시즌 휴마윤 역은 최재림과 백석광, 바불 역은 이승주와 박은석이 출연한다.

이중 최재림은 명령과 우정 사이 고뇌하고 흔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은석은 바불 특유의 순수함으로 매력을 더했다. 연기 잘하는 두 배우가 주고받는 호흡 역시 뛰어나다. 유려한 대사 소화력과 감정 표현으로 재미와 긴장감을 끌어낸다.

무대는 단출하지만 연출적 다채로움으로 인해 풍부하게 느껴진다. 두 근위병 뒤로 보일 듯 말 듯한 타지마할의 그림자부터 피바다를 표현한 물바다, 적극적인 조명의 활용까지 꽤 다채롭다. 

이를 활용하는 타이밍이 적절하다. 단조로울 수 있는 대화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특히 하수구로 핏물을 밀어내는 움직임은 왠지 모르게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그 외 옷매무새를 만지거나, 발걸음을 옮기는 것까지 세세한 움직임이 시선을 붙든다. 조밀하게 들어찬 대사를 듣는 것과 동시에 인물의 행동 하나하나 관찰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한편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오는 2026년 1월 4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사진=해븐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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