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이솔 기자) 누군가의 짐을 짊어진다는 것은 정말 고된 일이다.
13일,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DFM)의 탑 라이너라는 짐을 짊어졌던, 그리고 한 가장의 아버지가 도전을 마쳤다. 1991년생 31세, 선수들 중 최고령자이자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의 '아파맨' 료 오다기리가 그 주인공이다.
비록 인터뷰의 시작은 '좌절'이었다. 그러나 그 끝은 '굳건한 의지'였다.
이날 경기는 그에게 '최악' 이었다. 그는 "연습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패턴이 실전에서 나와버렸다"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팀 동료 '아리아'가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이 MHN스포츠의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서로에게 신경쓸 여유가 없던, 참담한 상황이었다고 패배가 확정된 순간의 그 심경을 밝힌 그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패배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답답했던 요소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자신을 자책했다. "2년간 공백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연습경기에서 이길때는 항상 라인전을 이기면서 승리하는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 무대에서는 상대가 너무 강했다. 라인전부터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내가 할 일을 해야할 지 찾는것이 너무 어려웠다"
더 이상의 심화질문은 '추궁'처럼 들릴 상황. 급격하게 우울해지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말을 돌렸다.
센고쿠 게이밍,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후 공백기를 물었다. 스스로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적절한 화제였다. 한국에는 아무런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은 선수니까.
"은퇴하고나서 첫 1년간은 와일드리프트 코치로 활동했다. 세계대회를 나가기도 했다. 그 다음 1년간은 e스포츠 팀에서 직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세계대회라, 코치로써의 성공으로 한껏 자신감이 고취된 그가 이번엔 선수로써 재도전을 노렸던 걸까? 어떻게 '코치'도 아닌, 선수로써 복귀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롤드컵에 나갈 생각은 처음엔 아예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 은인과도 같은 분께서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는데 나가지 않는 것은 실례라고 조언하셨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그저 주어진 기회에 따라 팀에 집중하자고 결정하게 됐다.
됐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은인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면, 한국에서도 분명 좋은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다음 질문을 건넸다.
- 험난한 월즈였지만 재미있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그러나 돌아온 대답에 또 한번 화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자책하라고 한 질문이 아님에도 그는 "내가 게임을 잘했다면 재미있는 순간이 있었을수도 있겠지만 연습경기에서도 생각대로 안됐던 상황이 많았다. 즐거웠던 기억은 사실 없었다"라며 또 자책을 시작했다. 이대로는 인터뷰가 아니라 사람을 불러놓고 면박주는, 소위 '꼽 주는' 인터뷰가 될게 뻔했다.
- 이제 재미있는 생각을 해보자, 자녀의 이름은 뭔가? 한국에서는 이런 걸 묻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자녀가 태어나면 "몇 살이에요? 이름은 뭐에요? 이름이 정말 예쁘네요/멋지네요, 엄마/아빠 닮아서 잘 생겼다" 순으로 대화가 이어진다. 그런 자연스런 대화의 흐름을 노렸다.
"일본에서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편이다. 대신 별명을 공개해 줄 수 는 있다. 별명은 '모'라고 한다"
모에 대해서 이야기를 더 나누려던 찰나, 인터뷰의 마지막을 알리는 시계의 분침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아빠의 책임감을 묻는 동시에 '긍정적'으로 남을 수 있는 말이다.
- 모, 정말 귀여운 이름이다. 그러면 우리 '모'가 나중에 커서 아빠를 볼 수도 있을텐데, 마지막으로 모에게 한 말씀 남기자면?
이어진 대답에서는 단순히 '열심히 하겠다, 잘 하겠다'가 아닌, 정말 아빠로써의 기쁨, 책임감, 그리고 자부심이 묻어나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 시간 12분간 그렇게도 듣고 싶어했던, 사진만큼이나 멋졌던 '료 오다기리' 자신의 느낌을 살린 멋진 대답이었다.
"우리 모,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질지는 모르겠네... 그러나 하나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아빠가 정말 큰 무대에 나갔어,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해 싸웠단다. 답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높이를 모르고 날고 있는 비행기 위에 놓인 사람처럼 일 분 일 초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단다. 그래도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어. 모든걸 쏟아부었고,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그 순간에 임했다는걸 이야기하고 싶구나"
"아빠처럼 e스포츠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다른 직업을 가지게 될 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모야, 오늘 아빠의 모습을 보고 하고자 하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이 인터뷰가 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료 오다기리라는, 은퇴 후 공백기를 거쳐 '독이 든 성배'에 가까운 잔을 들어올린 그의 책임감과 피, 땀, 눈물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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