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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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과연 정말 솜방망이 처벌일까.

지난 7일, KBO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도중 한 업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드러난 SSG 랜더스 김광현, 두산 베어스 정철원, NC 다이노스 이용찬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KBO는 "규약 제151조[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대회 기간 2차례 유흥주점을 방문한 김광현에게 사회봉사 80시간 및 제재금 500만원을, 1차례 유흥주점을 출입한 이용찬, 정철원 선수에겐 각각 사회봉사 40시간, 제재금 300만원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KBO가 국제대회 기간 음주로 선수를 징계한 첫 사례가 됐다.

WBC 조별예선 B조 2차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4-13 대패를 당한 뒤 고개를 떨군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WBC 조별예선 B조 2차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4-13 대패를 당한 뒤 고개를 떨군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30일 한 매체에 따르면 "WBC에서 활약한 3명의 투수가 3월 8일 밤부터 3월 11일 새벽까지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한 고급 룸살롱에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대표팀은 3월 9일 1라운드 첫 경기였던 호주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를 7-8로 패배. 1라운드 탈락으로 이어지면서 해당 음주 파문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이후 KBO가 경위서를 제출받아 파악에 나섰고, 김광현을 비롯한 세 선수가 음주한 것이 사실로 나타났다. 다만 음주 장소는 룸살롱이 아닌 일본 '스낵바' 명칭의 업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SG 랜더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
사진=SSG 랜더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

세 선수는 해당 내용에 대해 사죄하면서도 "경기 전날 음주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휴식일에 마셨으며, 여성 종업원과 동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날 오전 상벌위를 개최, 늦은 오후 시간까지 징계 내용을 거쳐 최종 징계 내용이 나오게 됐다.

출전 정지를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으나, 이들이 받은 징계는 사회봉사와 제재금이었다.

이에 일각에선 "솜방망이 처벌이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BO와 허구연 총재는 팬 퍼스트와 함께 일명 '4不(불)' 음주운전, 승부 조작, 성범죄, 약물 복용 등을 절대 금지 사항으로 두고 있다.

특히 음주 운전의 경우 지난해 6월 제재 규정을 강화해 면허정지, 면허취소, 2회 음주운전, 3회 이상 음주운전 4가지 행위로 계량화 하여 더욱 간명하게 규정했다.

이에 해당하는 경우 별도의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 규약 조항에 의해 바로 제재가 부과한다는 것이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경우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경우는 1년 실격처분, 2회 음주운전 발생 시 5년 실격처분, 3회 이상 음주운전 발생 시 영구 실격처분의 제재를 부과하는 등 징계 내용이 세분화 되어 있다.

다만 음주 운전 역시 이번 음주 파문과 동일한 [품위 손상행위]에 의거해 적용되는 처벌이었다.

똑같은 '음주'임에도 제재 수위가 왜 달랐을까. 결론적으로는 '타인에 피해를 주었느냐'가 쟁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MHN스포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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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음주 운전이 아닌 국가대표 소집 중 음주였다. 이에 대한 처벌 규정 없을 뿐더러 음주 사실을 제외하고는 명확한 처벌 근거 역시 없는 상태다.

음주 운전의 경우 작게는 파손, 크게는 인명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세 선수의 경우, 음주를 했을 뿐 타인에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이를 고려해 상벌위에서 여러 논의를 거쳤고 사회봉사와 제재금 부여가 현 시점에서 가장 적절한 징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향후 필요한 세부적인 징계 내용이다. 세 선수의 행동이 사건 사고 급은 아니었지만, 국가대표 기간 중 술을 마신 것은 부적절했다.

KBO 역시 "국가대표 운영 규정을 세분화하겠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에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제재 내용이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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