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3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스롱 피아비와 준우승 김가영이 포옹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22-23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스롱 피아비와 준우승 김가영이 포옹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프로당구협회(PBA)는 올 시즌에도 많은 변화와 실험을 예고했지만, 그 중 여자부 상금 증액이 가장 눈에 띈다. 

오는 11일부터 PBA는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으로 정규리그의 막을 올린다. 남자부 PBA에는 1부투어 선수 128여명이 참가하고, 여자부 LPBA는 140여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모든 프로 선수들은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큐를 겨눈다. '적당한 만족'은 없다. 우승컵이 눈에 보일 때까지 쉴 새 없는 레이스가 시작된다. 

프로선수에게는 우승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넉넉한 상금이다. 프로가 자신의 가치와 성적에 대한 보상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프로스포츠계에서는 당연한 이치다. PBA에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그룹),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 세미 세이기너, 최성원(이상 휴온스), 이충복(하이원리조트) 등 이름난 에이스들이 건너오는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또 다른 도전과 동시에 억 단위로 떨어지는 상금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남자부는 현재 총 상금 2억5천만원(우승상금 1억원)으로 적지 않은 상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로서 가장 직접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남자부 경기는 출범 시즌(2019-20)부터 계속해서 총 상금 2억 5천만원에 우승상금 1억원을 유지해왔다. '억대 상금' 자체가 남자부의 상징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부 상금은 상대적 실력과 규모를 따져도 남자부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팬들과 언론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1-22시즌 에버콜라겐 챔피언십@태백에서 스롱 피아비(오른쪽)가 우승을, 오수정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PBA 제공
21-22시즌 에버콜라겐 챔피언십@태백에서 스롱 피아비(오른쪽)가 우승을, 오수정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PBA 제공

여자부는 출범 원년시즌에는 투어별 총 상금 3천만원에 우승상금 1천500만원부터 시작했다. 원년시즌 총 투어 수는 7개, 월드챔피언십은 없었으므로 정규투어만 합산해서 시즌 총 상금은 2억1천만원이었다. 

이후 2020-21시즌부터 총 상금은 1천만원, 우승상금 500만원이 증액되어 우승자는 2천만원을 받았다. 단 21-22시즌, 에버콜라겐 LPBA 챔피언십(5차 투어)이 단독으로 유일하게 총 상금 2천500만원을 증액하며 스롱이 우승상금 3천만원을 수령했다. 여자부 우승상금이 3천만원이었던 첫 사례였다. 

또한 20-21시즌부터 남녀부 월드챔피언십이 개최됐다. 월드챔피언십 우승상금은 김세연(휴온스)이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1억원을 한번에 받았으며 이후 하향조정되어 7천만원으로 내려왔다. 21-22시즌 김가영(하나카드)과 22-23시즌 스롱 피아비가 각각 7천만원을 수령했다. 

남자부 월드챔피언십 우승상금은 첫 해 3억원(수상자-다비드 사파타)이었다가 이후 하향조정되어 2억원으로 고정됐다. 이를 고려해도 여자부 상금은 남자부의 1/3 수준이다. 

21-22시즌부터 22-23시즌까지 여자부 정규투어 총 상금은 5천만원이다. 19-20시즌부터 22-23시즌, 네 시즌간의 총 상금 합계를 계산하면 16억7천500만원으로 그간 쿠드롱과(8억9천450만원) 사파타(6억4천900만원) 두 명이 벌어들인 누적상금 합계와 엇비슷하다.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김예은(좌)- 우승한 김가영, PBA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김예은(좌)- 우승한 김가영, PBA

그리고 마침내 23-24시즌부터 여자부 상금이 총 상금 9천300만원, 우승상금 3천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7일 열린 PBA 미디어데이에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는 "상금이 전부는 아니지만, 프로로서 상금은 중요한 부분"이라며 "상금이 계속해서 오른다면 여자선수들도 더 목표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상금 증액에는 '상금 증액 여부는 스폰서 자율 선택'이라는 조건이 따른다. 

PBA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단 측에서 사정에 따라 여자부 상금을 하향, 또는 상향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다만 최소 상금인 2천만원 선은 지켜진다. 그간 2천만원으로 고정됐던 우승 상금액은 구단 사정에 따라 2천500만원이 될 수도, 3천500만원이 될 수도 있다. 

블루원리조트는 우승상금 1천만원 상향이라는 좋은 선례를 남기며 이번 대회를 시작한다. 각 구단이 상금 상향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여자부 선수들이 강력한 동기부여를 얻어 더욱 적극적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다. 또한 LPBA 선수 유입과 신규 프로선수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PBA는 또 한번의 화려한 신규 라인업을 구축하며 시즌 초입부터 당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정규투어 우승상금 3천만원의 첫 시작을 끊을 LPBA 챔피언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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