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T 공식 웨이보, '베이촨' 양링
사진=TT 공식 웨이보, '베이촨' 양링

(MHN스포츠 이솔 기자) 남자 아이돌들의 CD(앨범)발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BTS의 슈가의 솔로앨범 D-DAY가 빌보드 200 차트에 입성한 것을 시작으로, 엔하이픈의 DARK BLOOD는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 1위를 기록하며 세계를 휩쓸고 있다.

- CD발매의 어원

다만 리그오브레전드에서의 CD발매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이는 지난 2015년 페이커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e스포츠 선수로 주목받았던 마린 장경환에게서 유래된 용어다.

아이돌처럼 잘 성장하고도 (상대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이해할 수 없는 괴랄한 동선과 판단으로 상대에게 허무하게 사망한다는 의미로 'CD발매'라는 별명이 마린에게 따라붙은 바 있다.

지난 29일 오후 9시에 펼쳐진 2023 LPL 서머 개막전에서는 또 한명의 아이돌이 CD발매를 통해 중국을 휩쓸었다. 바로 유칼의 동료, 썬더토크 게이밍(TT)의 베이촨이다.

지난 29일 개막전에서는 UP가 AL을 2-1로, FPX가 TT를 2-0으로 제압했다. 최하위권 팀들의 난전이 펼쳐졌던 1경기와는 달리, 2경기에서는 3라인이 모두 상대를 압살하는 가운데서도 TT가 패배하는 어처구니없는 경기가 펼쳐졌다.

- 베이촨의 CD발매

두 세트 모두 주인공은 정글러 베이촨이었다.

1세트에선 라인전을 압도한 TT가 게임을 패배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호야-유칼, 그리고 1군 데뷔전을 치룬 '2부리그 룰러' 1xn 모두 상대를 압살했다.

그러나 1세트에서 팀 내 유일한 이니시에이터였던 오공을 선택한 베이촨은 마치 LoL을 처음 해 본 사람처럼 오공으로 아군 뒷라인 포지션을 잡고, 상대 암살자 키아나와 1-1로 대치하는 등 필자 티어의 게이머들도 하지 않을만한 판단을 선보였다.

답답했던 유칼(니코)이 측면에서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했으나, 발이 느린 관계로 도리어 상대에게 응징당할 뿐이었다. 결국 오공(룰루)-니코-아펠리오스로 이어지는 TT의 광역 궁극기 조합은 단 한번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사진=FPX 공식 웨이보, 승리했음에도 골드차이가 -1680인 해커 양즈하오

2세트에서는 현 시점 필밴 리스트에 오른 루시안-나미를 내주는 환상의 밴픽, 그리고 해커(마오카이)-베이촨(카직스)의 CD발매 맞대결이 관전포인트였다.

'고립(속칭 고독, 독립)딜' 능력으로 뛰어난 1-1 초반 교전능력을 선보이는 카직스. 그러나 이 카직스를 상대로 해커(마오카이)가 3레벨 카운터정글을 시도했고, 카운터정글 실패에 더해 상대의 카운터정글을 역으로 허용하며 정글 주도권이 완벽하게 TT에게 넘어갔다.

베이촨 또한 20분까지 데스 없이 2킬을 쓸어담았으며, 10명의 선수들 중 유일하게 현상금이 달릴 정도로 마오카이와의 격차를 벌려냈다. CS만 60개 차이였다.

그러나 20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베이촨이 CD발매를 시작한 것.

미드라인에서 교전이 발생한다는 콜이 있었음에도 뜬금없이 전장 이탈, 곧 등장할 용 앞 부근 바위게로 향하려던 베이촨은 팀 4-5 교전 패배의 원흉이 됐다.

이어진 판단도 전설적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웬(샤오라오후)'을 끊으려던 베이촨. 그러나 그웬은 '신성한 안개'의 저항력으로 카직스의 포화를 버텨냈다. LWX의 백업으로 도리어 베이촨이 사망했으며, LWX의 백업이 없었어도 그웬이 최소한 생존하는 데는 문제가 없던 상황이었다.

결국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 베이촨의 허무한 데스로 바론을 내준 TT는 별다른 CC기도 없었던 관계로 호야가 최전방에서 맞으며 이니시에이팅을 개시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하게도 결과는 패배였다.

승리한 FPX는 무실세트 전승으로 리그 1위로 올라섰으며, 1경기에서 승리한 UP 또한 리그 단독 2위에 올랐다.

반면 패배할 수 없는 경기를 패배한 TT는 리그 꼴찌에 처지며 플레이오프 도전이 사실상 끝났으며, AL 또한 꼴찌 바로 위인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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