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차기 WBC 성적? '8강 어려울 것'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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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은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뒷이야기는 남아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는 상황은 뒤로 하더라도 대회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WBC에 대한 세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대회 위상에 대한 자문자답을 해 보고자 한다.

Q) WBC는 축구 월드컵에 버금가는 위상을 가질 수 있는가? ‘가능성 있다(Maybe yes)'

야구의 세계화를 모토로 내건 WBC는 2006년에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중단된 기간을 제외하면, 이번 대회까지 겨우 다섯 번만 시행됐다. 즉, 전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잡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셈이다. 축구 월드컵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축구 종가 영국은 월드컵이 시작될 때 개최 자체에 회의를 느낄 때도 있었다. WBC 역시 초반에는 메이저거들이 참가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대회가 진행될수록 고액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거들도 WBC 참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전과 다른 위상을 지닐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축구가 대세인 줄만 알았던 유럽에도 야구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사상 최초로 WBC 8강에 오른 것을 비롯하여 독일 레겐스부르크를 중심으로 국제대회가 열릴 가능성도 열렸다는 점도 호재다.

Q) WBC의 권위는 상승했는가? '아니다(No)'

그러나 WBC가 공정하게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그 권위가 상승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주도로 시행된 WBC는 1회 대회에서의 잘못을 반복하면서 주최국 미국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했다. 특히, 4강전은 원래 대진대로라면 일본 vs 미국, 쿠바 vs 멕시코전으로 진행됐어야 했는데, 이 과정을 은근 슬쩍 비켜가면서 미국 vs 쿠바, 일본 vs 멕시코전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하여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미국 vs 일본전의 결승전으로 진행됐다. 흥행 수입에 있어서는 최고를 기록했지만, 대회 개최 정당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임엔 분명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선수 보호를 명목으로 주요 선수들의 대회 참가를 불허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말 그대로 '님비(Not In My Back Yard)‘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월드컵에서 소속팀이 부상을 염려하여 주요 선수들의 참가를 막는 것과 같은 행위인 셈이다. 축구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직 대회 권위의 상승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Q) 대한민국은 차기 WBC에서 8강에 오를 수 있을까? ‘아니다(No)'

이제 2023 WBC는 끝났다. 대한민국은 본선 1라운드 3위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끝난 대회와는 별개로 이제 3년 뒤 열릴 WBC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체코/중국에 승리하며, 예선라운드로 미끌어지는 수모는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기 WBC에서 8강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단호하게 ‘아니다’를 넘어 ‘절대 못 오른다(Never)'로 답변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런가? 당초 한 수 아래라 여겼던 호주에 패하고, 도쿄 올림픽에서도 노메달에 그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수모가 1~2년 만에 극복하는 것은 욕심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미 야구 수준 차이는 일본과 상당히 벌어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왜 3년인가? 하다못해 고교 선수들부터 다시 기본을 강조하는 훈련 프로세스를 정립하려면, 졸업 시즌동안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최소 3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각오 없이 다시 국제무대에 나선다면, 변화는 없을 것이요, 차기 WBC에서는 또 다른 의외의 나라에 일격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야구는 현재 스스로를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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