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 출연...러닝타임 137분
익숙한 '살인청부업계' 포맷...액션 화려하진 않지만 묵직함 있어
오는 31일 넷플릭스 공개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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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민의 정감록(鄭監錄)'은 개봉을 앞두거나 새로 공개된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솔직한 리뷰를 담습니다.


(MHN스포츠 정승민 인턴기자) '일타 스캔들'에서 행복한 결말로 작별을 고한 전도연이 핏빛의 레드 립을 바른 세계관 최강 싱글맘 킬러 '길복순'으로 변신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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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서로 '운명'이었던 황정민과 전도연은 '길복순'에서 각각 야쿠자와 A급 킬러가 돼 텅 빈 도로 한복판에서 마주한다. 다양한 무기 컬렉션 중 손도끼를 집어 든 길복순은 스승 차민규의 가르침대로 상대의 수를 읽고 예측한 뒤 허를 찌르려 시도한다.

하지만 A급 킬러 길복순은 이 승부를 빠르게 끝내야 했다. 다름 아닌 이유는 살림을 위해 장을 봐야 하는데, 마트가 곧 문을 닫기 때문이다. 결국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며 승리를 거둔 길복순은 언제 사람을 죽였냐는 듯 쇼핑카트 끄는 싱글맘으로 변신한다.

길복순은 살인청부업계 '일타'인 MK 엔터 소속 A급 킬러다. 항상 그가 뒤탈 없이 깔끔하게 처리한 사건들은 '인턴'이라 불리는 견습 킬러들에게 훌륭한 학습 표본이 될 정도로 길복순은 업계 최고 킬러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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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잔인한 결과로 끝나는 살인청부업계지만, 이들에게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미성년자를 죽이지 말 것, 회사가 허가한 작품한 할 것, 회사 허가 작품은 반드시 끝마칠 것. MK엔터 대표 차민규가 강조하는 세 가지 매뉴얼이다.

길복순이 A급 킬러가 되기까지 이 규칙들은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천하의 길복순마저도 버거워하는 보스, '질풍노도 시기의 딸'이 점점 엇나가는 걸 느낀다. 그의 손에 피가 묻을수록 딸 앞에 있는 벽은 점점 커졌고, 이는 길복순에게 어떤 살인보다도 두려운 존재였다.

본인이 있어야 할 자리를 MK 엔터가 아닌 딸 재영의 옆이라 확신한 길복순은 결국 은퇴를 다짐한다. 하지만 딸 문제로 회사 일에 지장 없게 하겠다는 MK 엔터 대표 차민규와 맺은 약속이 길복순의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제거할 대상'이 아닌 '지켜야 할 대상'이 생긴 A급 킬러 길복순의 결심은 굳은 상태. 결국 길복순은 자신의 경력과 함께 딸과의 벽을 동시에 허물기 시작한다. 과연 길복순은 피할 수 없는 잔혹한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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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청부업계의 이야기를 다룬 길복순을 보며 떠오른 영화가 있다면, 평범한 금속 제조 회사 간판을 단 살인청부회사 킬러 소지섭이 열연한 영화 '회사원'이다.

두 작품의 플롯은 비슷하지만 주인공은 가족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 다짐한다. 결론적으로 지킬 사람이 생긴 킬러가 자신의 배경을 깨부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디테일이다. MK 엔터 대표 차민규는 3원칙까지 들먹이며 매뉴얼을 제시하고, 살인청부업계 내에서도 회사 간 서열이 있다는 것.

'길복순'이 현실적으로 낯선 살인청부업계를 다룬다고 하지만, MK 엔터 소속이 아닌 킬러들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더불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동지를 오늘의 적으로 만드는 인간의 간사한 모습을 스크린에 담았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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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에는 전도연, 설경구뿐만 아니라 이솜, 구교환 등도 출연하지만 특히 구교환은 간단하게 정리한 줄거리에서도 찾을 수 없듯 비중이 크진 않다. 다만 앞서 언급한 사회적 메시지를 그가 전한다는 점에서 구교환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전도연은 '일타 스캔들'에 이어 딸을 둔 싱글맘 역을 다시 한번 맡는다. 무엇보다도 '일타 스캔들' 남행선과 차이가 있다면 전도연의 강렬한 레드 립인데, '본업'인 킬러가 될 때 그의 입술에는 뜨거운 핏빛이 담긴다. 붙임성 있는 반찬가게 아줌마에서 냉혈한 킬러로 변신하지만, 그래도 딸만을 생각하는 '엄마'로서의 전도연은 변하지 않는다.

선공개 영상을 보면 '일타 스캔들'에서 남행선 아역으로 분한 이연이 펜을 든 전도연과 합을 겨룬다. 비록 액션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기교 없는 전도연의 액션에서 길복순의 서늘함이 느껴진다.

차민규 대표로 분하는 설경구는 보다 묵직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가 러시아 마피아를 혼자 소탕할 때는 실제 호랑이를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어느덧 50대임에도 액션을 선보인 이들은 '충무로 오호대장군'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한편, '길복순'은 오는 3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며 러닝타임은 137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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