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8, U-23 대회 선전과 달리, 성인대표 성적은 '갸우뚱'

파나마가 홈팀 대만에 대승했다. 사진=WBC
파나마가 홈팀 대만에 대승했다. 사진=WBC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대만이 안방에서 파나마에 대패했다.

8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풀리그 A조 두 번째 경기에서 파나마가 대만에 12-5로 대승했다. 이로써 A조는 1승을 챙긴 네덜란드와 파나마가 공동 1위로 올라서는 것으로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어찌 보면 대만의 패배는 ‘당연한 것’이었다.

북중미의 복병 파나마 역시 메이저리거들이 포진되어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대였고, 이에 비해 대만은 자국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주로 마이너리그에 몸 담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이었다. 제 아무리 안방에서 본선 1라운드가 열렸다 해도 대만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대만의 대패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세계 야구 소프트볼 연맹(WBSC)에서도 전체 2위에 랭크될 만큼, 국제무대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국가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랭킹은 23세 이하, 18세 이하, 15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대만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다녀 온 송구홍 은평BC 감독은 “대만은 야구를 잘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타이중은 기후도 좋고 시설도 빼어나 선수들이 야구를 잘 하기만 하면 된다. 더구나 고교생들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프로에 곧바로 직행하지 않고 대부분 대학에 간다. 18세, 23세 이하 선수권에서 대만이 왜 그렇게 선전하는지 알 수 있었다.”라며 꽤 감탄한 바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 대표팀도 아시아/세계 선수권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힌 경험이 있다.

다만, 이 선수들이 이후에는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경우도 있다. 자국리그에 임하는 선수들은 승부조작 등으로 황폐해졌던 대만리그에 그대로 정체된 경우가 많고,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의 경우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자리를 잡더라도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는 경우가 드물다. WBC와 같은 성인 대표팀 국가 대항전에서 유독 대만이 크게 힘을 못 쓰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대로라면, 대만은 안방에서 풀리그를 치르고도 8강전 진출에 실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유소년/청소년 대표팀의 선전과는 사뭇 대조되는 대만 대표팀의 모습이 그대로 WBC에서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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