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원리조트 김민영(좌)-서한솔ⓒ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블루원리조트 김민영(좌)-서한솔ⓒ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김)민영이 언니도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지난 21일,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022-23' 포스트시즌 파이널 5차전에서 블루원리조트가 웰컴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4-3으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디펜딩챔피언' 웰컴저축은행이 이번에도 무난히 우승을 거머쥘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랐다.

블루원리조트의 기세는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1차전만을 넘겨줬을 뿐 2, 3, 4, 5차전을 내리 가져오며 사납게 질주했다. 직전시즌 웰컴저축은행이 가진 어드밴티지 1승으로 인해 눈 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이 상을 손에 넣기 위해 1년을 꼬박 기다려야했다. 

그렇기에 개인투어 상보다 팀리그 상은 의미가 더 크다. 강민구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1년에 한번 밖에 받지 못하는 상이라 더 기분이 좋다"고 전하기도 했다. 

파이널 MVP는 사파타가 차지했다. 사파타는 파이널에서만 8승 2패의 성적을 만들며 최종적으로 상금 5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복식에서는 100%의 승률을 뽑아냈다. 물론 실질적인 MVP는 사파타 한 명이 아니다. 슈퍼 에이스 스롱 피아비 역시 2~5차전을 통틀어 7승으로 맹렬하게 달렸다. 

객관적으로는 사파타, 강민구, 스롱 등의 에이스가 맹활약했기에 팀 우승이 가능했다.

2세트를 승리한 후 포옹하는 블루원리조트 서한솔-김민영 조ⓒ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2세트를 승리한 후 포옹하는 블루원리조트 서한솔-김민영 조ⓒ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그러나 팀원들에게 '지지 말아야겠다'는 필승정신을 깊이 심어준 경기는 따로 있었다. 3차전 2세트 여자복식전에서 서한솔-김민영 조가 만든 9-7 승이다.

팀 내 약체로 손꼽히던 두 사람이었고, 김예은과의 대결에서는 다소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팀리그는 2세트 여자복식전의 분위기를 잘 얻어야 대체로 기세를 유리하게 가져오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서한솔이 경기 후반 기적처럼 만들어낸 하이런 6점은 적의 추격의지를 뒤엎었다. 이미 2차전을 이긴 상태였지만 블루원리조트는 이 경기를 기점으로 더 불이 붙어 질주했다.

당시 서한솔은 경기 후 기쁜 기색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하이런 6점에 마냥 기분이 좋았을 것으로 생각했던 그는 뜻밖의 소감을 전했다.

"(김)민영 언니와 함께 승리를 가져오는게 더 좋은 일인데 언니한테 좋은 기회가 오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어요, 이런 좋은 기분을 파이널 안에서 언니도 한 건 해냈으면 좋겠어요" 

포옹하는 블루원리조트 서한솔-김민영 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포옹하는 블루원리조트 서한솔-김민영 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복식은 혼자가 아닌 둘이서 치르는 경기다. 운 좋게 맞이한 상황에 홀로 달려 경기를 끝냈지만 그의 말에는 파트너에 대한 진심어린 배려와 애정이 엿보였다. 터줏대감인 서한솔과 다르게 김민영은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아직 보여줄 것이 너무 많다. 

서한솔 역시 늘 연구하고 고민한다. 팀의 약체로 평가받지만 그만큼 더욱 힘을 내고 싶다.

그는 "평소 연습한걸 적어놓는 노트가 있다, 한 배치를 몇 시간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반복적으로 많은 배치들을 쳐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아해주시는 팬분들 마음에 비해 성적이 약해서 그게 항상 마음의 짐이었는데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기뻐해주신다면 앞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팀 리더인 엄상필 역시 "다른 선수들이 세트를 이겼을 때랑 (김)민영이랑 (서)한솔이가 이겼을 때는 또 다르다, 두 선수는 우리 팀의 활력소고 플러스다"라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창단 첫 트로피를 들어올린 블루원리조트 선수들은 이제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2023'에서 큐를 맞대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월드챔피언십은 오는 3월 2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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