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허수봉(좌)-흥국생명 김연경 [사진=KOVO,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현대캐피탈 허수봉(좌)-흥국생명 김연경 [사진=KOVO,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직전 시즌과는 판도가 또 부지런히 달라졌다. 

지난 27일, 수원 실내체육관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남자부 한국전력-KB손해보험전과 GS칼텍스-한국도로공사전이 마무리되며 정규시즌 4라운드 경기가 막을 내렸다.

공식적으로는 28일부터 30일까지 짧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치른 후 오는 31일부터 다시 5라운드로 봄배구를 향한 여정이 재개된다. 단, 구단마다 4라운드 경기를 마친 시점이 다르기에 올스타 브레이크를 즐기는 시간이 상이하다. 

4라운드가 종료된 직후 순위를 살펴보면 남자부는 대한항공(19승5패)이, 여자부는 현대건설(20승4패)이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라운드 전체로 합산했을 때 지난 시즌부터 대한항공-현대건설이 꾸준히 선두를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직전 2021-22시즌에는 외인으로 한바탕 진통을 앓으며 꼴찌를 면치 못했던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4라운드 종료 기준 승점 46점(15승9패)으로 2위에 자리잡고 있다. 오레올, 허수봉, 전광인 삼각편대가 모두 득점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성공적인 명예회복이다.

대한항공과는 승점 차가 9점 가까이 나지만 바로 아래 3위인 우리카드(38점, 14승10패)와도 승점이 8점 차로 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상대전적은 3승 1패로 현대캐피탈이 우세하다. 다만 루키 김지한을 잘 키우고 있는 우리카드의 전력상승이 무섭고, 올 시즌 외인선수 안정화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던 점을 상기했을 때 방심은 금물이다.

득점 후 기뻐하는 우리카드ⓒ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우리카드ⓒ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현대캐피탈ⓒ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현대캐피탈ⓒ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작전타임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 KOVO
작전타임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 KOVO

대한항공은 여전히 한선수, 유광우의 노련한 운영 가운데 정지석, 임동혁, 링컨의 강력한 서브가 상대 리시브를 뒤흔들지만 방심과 잔범실 때문에 하위권 팀들에게 한번씩 발목을 내주기도 한다.

우리카드가 3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봄배구를 향한 집요한 승부욕으로 덤벼드는 OK금융그룹이 현재 레오의 괴력에 힘입어 37점(12승12패)으로 4위에 올랐다. 조재성이 병역비리로 빠진 자리를 송명근과 차지환이 메우고 있다. 한국전력은 32점으로 5위에 자리잡았다. 

'천상계' 케이타가 떠나간 KB손해보험은 경기력 기복을 보이던 멜라냑에 불만족하고 비예나로 교체했지만 이미 6위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배구명가'가 옛말이 돼버린 삼성화재는 이전시즌 고희진 체제부터 현재 김상우 체제까지 하위권과 좀처럼 이별하지 못하고 있다.

여자부는 여전히 현대건설이 1강에 올라있지만 직전 시즌처럼 아주 압도적이지는 않다. 주포 야스민의 부상으로 5라운드에도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황연주가 힘을 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하위 팀들에게도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승은 사라졌고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최근 4경기 가운데 패배만 3경기다.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한 차례 이겼을 뿐 흥국생명, GS칼텍스, 도로공사에게 모두 패배당했다.

작전지시중인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가운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작전지시중인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가운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흥국생명ⓒ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흥국생명ⓒ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흥국생명(54점, 18승6패)은 '황제' 김연경의 귀환과 함께 순식간에 순위가 반등했다. 직전시즌은 6위에서 주저앉았지만 현재는 2위로 감독이 경질되고 대행의 대행으로 운영되는 혼돈 속에서도 현대건설의 턱 끝을 날카롭게 위협하고 있다.

다만 세터 김다솔의 세트플레이 기복이 꾸준히 보이는 가운데 최근 인삼공사전(25일)에서는 1-3으로 패했다. 김연경의 최근 경기 공격점유율이 23.4%에 불과하며 세터가 던지는 대부분의 공이 옐레나를 향하고 있다. 공격수 활용이 양호하다고 보기 어렵다. 

베테랑들이 힘을 내며 '늪수비'의 정수를 보여주는 도로공사는 38점으로 3위를, 올 시즌 고희진 체제로 바뀐 인삼공사가 35점으로 4위에 올랐다. GS칼텍스는 강소휘가 살아나며 반짝 상위권을 노리는 듯 했지만 모마의 부상으로 다시 5위까지 뚝 떨어졌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는 향후 두 경기에서 최소 승점 5점을 따내야한다. 

표승주-산타나-김수지-육서영-최정민-신연경으로 '헥사곤 배구'를 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아포짓 포지션에서 상당히 고민이 크다. 육서영이 나서서 시원한 파워를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승부처에서 잔범실이 보인다. 지난 1일 인대 부상을 입었던 신연경의 최근 회복 상태에도 눈이 모이고 있다. 최근 다시 코트에 돌아와 디그에 몸을 던지기 시작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IBK기업은행 김희진ⓒ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무릎상태가 좋지 못해 제대로 된 시즌을 소화하기 어려운 김희진은 현재 선발보다는 웜업존에서 경기를 시작할 때가 더 많다. 김호철 감독의 주된 고민이다. 세터 김하경은 약간의 기복은 있을지언정 김 감독의 가르침 아래 꾸준히 성장하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은 오지영을 영입하며 최근부터 경기력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부상 선수들이 워낙 많고 공격수가 가뭄이라 올 시즌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편 2022-23시즌 V-리그 올스타전은 오는 29일(일), 흥국생명 홈 구장인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오후 3시부터 열린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