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경험담까지 풀면서 포수가 필요한 기본 자질 '강조'

이만수 감독의 '포수 예찬론'은 각별하면서도 간단하다. 사진ⓒ김현희 기자
이만수 감독의 '포수 예찬론'은 각별하면서도 간단하다.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이만수 감독의 ‘포수 예찬론’이 꽤 흥미롭다.

이만수 감독은 본인의 이름을 딴 ‘포수상/홈런상’ 시상식에 대해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이 ‘포수 예찬론’이다. 원래 포수 출신이라 포지션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지만, 그 애착만큼 좋은 고교 포수들이 등장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대부분 아마 시절에 포수마스크를 쓰는 이들은 그 학교에서 가장 덩치가 크거나, 야구를 가장 잘 하는 야수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포수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변화되고, 대우 또한 많이 달라지면서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포수를 하는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배재고 안겸(키움)도 사실 리틀리그에서는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정작 고교무대에서는 포수로 활약하면서 프로 지명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에 이만수 감독은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다 보면, 가장 부족한 포지션이 배터리 코치다. 투수부분이나 내야수부분 그리고 외야부분은 좋은 지도자들이 학교마다 상당히 많다. 그러나 어디를 가건 간에, 가장 부족하고 가장 필요로 하는 배터리 코치는 눈을 씻고 보아도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경기상고는 뛰어난 배터리 코치(엄종수 코치, 엄형찬 선수 아버지)가 있어 포수뿐만 아니라 투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전문 베터리 코치의 역할이 존재해야 함을 역설했다. 베터리 코치는 포수 뿐만이 아니라, 타자로서 ‘타격 코치’까지 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어서 “본인의 생각일 뿐일지 모르지만, 포수는 야구에서 전 분야를 다 컨트롤 할 수 있고 또 다 알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에서 포수 출신들이 가장 많이 감독을 맡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나의 스승인 정동진 감독을 비롯해 전임 김경문 감독, 조범현 감독 그리고 최근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팀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이 모두가 포수다.”라며, 포지션에 대한 각별한 자부심을 드러내 보였다. 여기에 이만수 감독 본인도 포수 출신의 프로야구 감독이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 포지션을 떠나 학생 선수다운 ‘기본’을 강조하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만수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전국을 돌며 재능기부 할 때, 가장 아쉬운 것은 젊은 선수들이 이기는 전술만 배우고 정작 야구의 기본이라고 하는 기본들을 다 무시한다는 점이다.”라는 점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러는 한편,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세계에서 가장 잘 한다는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스프링캠프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한다. 나도 현역시절인 1984년, 소속팀 삼성이 프로야구 팀 가운데 처음으로 LA 다져스 캠프장인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스프링 캠프를 치렀다. 한 달이 넘도록 선진야구를 배우고 저녁마다 강연을 들었지만, 늘 이들 코치들에게 듣는 이야기가 기본기였다. 이때 감독이나 지도자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본기가 아닌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전술과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오히려 이들이 우리에게 이런 반문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전술이 있고, 그런 기술이 있으면 자기들에게 가르쳐 달라’는 것. 결국, 기본기가 잘 되어 있어야 선수 개개인마다 놀라운 기술들이 나온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였다.”라며, 꽤 자세하게 메이저리그 상황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만수 감독의 ‘포수 예찬론’은 다음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포수는 잡는 것만이 포수가 아니다.”라는 것. 좀 더 포괄적으로 여러 방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야구 끝날 때까지 공부해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즉, 야구는 상대방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 것을 강조한다.

이래저래 포수 포지션에 애착이 깃든, 이만수 감독다운 발언이기도 했다. 그래서 늘 “나는 포수가 좋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만수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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