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DG 공식 웨이보, 2022 서머 우승자 JDG
사진=JDG 공식 웨이보, 2022 서머 우승자 JDG

(MHN스포츠 이솔 기자) 지난 여름, 역대 최악의 성적인 12위를 기록했던 JDG가 단 1년만에 신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번 서머시즌 3번 연속 마주했던 까다로운 상대 TES를 단 한 번의 매치패배 없이 일방적으로 제압해내며 LPL 역대 3번째 '2회 이상 우승자'로 기록된 JDG.

이번 리포트에서는 JDG의 명과 암, 그리고 상대였던 TES의 패인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0. 팀 소개

팀명 : 징동 게이밍(JDG)

로스터 : 369-카나비-야가오-호프(LPC)-미씽

정규시즌 성적 : 2위(14승 2패 세트득실 +18)

최종성적 : 1위

사진=징동 게이밍(JDG) 공식 웨이보, '카나비' 서진혁
사진=징동 게이밍(JDG) 공식 웨이보, '카나비' 서진혁

1. 카나비-369의 더블 캐리

개인기, 선수들에게서 없어선 안 되는 능력이자 너무 과하지 않아야 하는 능력이다. 개인기가 과하다면 재키러브처럼 하지 않아도 될 무리를 하게 되며, 개인기가 약하다면 올 시즌 포포처럼 중요한 순간 타 선수들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

본래 JDG에서는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단 한명, 카나비였다.

스킬 활용, 교전 장소와 타이밍, 그리고 상대 정글러의 예측을 뛰어넘는 갱킹으로 매년 LPL 최고의 정글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여름 JDG는 완전히 분쇄되며 플레이오프조차 들지 못했다. 카나비만 조심하면 플레이메이커가 없었기 때문이다.

야가오의 무리한 플레이메이킹은 '이상한 위치선정'이 될 뿐이었으며, 원거리 딜러 LPC-호프는 메이킹과는 먼 2군 선수, 탑 라이너 줌은 플레이메이킹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누군가의 오더를 수행하는 병사에 가까운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합류한 369는 달랐다.

오히려  캐리력을 억제하려던 TES에 반발해 팀을 탈출한 369는 JDG에서 원하는 캐리 롤을 정확하게 수행해냈다.

비록 케넨으로 큰 그림을 그리다 그림 자체가 찢어지는 등 스프링 시즌에는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369의 의외성은 타 팀 선수들이 더 이상 카나비만 주시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결과는 우승이었다.

사진=LPL(영문) 공식 유튜브 채널, LPL 2022 준결승전 JDG-TES 4세트, 의식적인 미스매치 포지션
사진=LPL(영문) 공식 유튜브 채널, LPL 2022 준결승전 JDG-TES 4세트, 의식적인 미스매치 포지션

2.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미스매치'

프로팀들간에는 무의식적인 원칙이 있다. 탑과 탑, 미드와 미드, 바텀과 바텀이 교전 과정에서 대치하는 점이다.

과거의 LPL은 이와는 달랐다. 눈이 마주치면 아군과 적군에 상관 없이 진입, 난전을 펼쳤다. 이전 롤드컵 우승자인 IG-FPX등의 리플레이를 지금 본다면, 정석적인 5-5 교전보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난전이 더욱 돋보일 것이다.

그러나 챔피언이 녹아내리는 속도가 빨랐던 작년의 '대 암살 시대'부터 이런 한타 구도가 심화, 이제는 LCK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지경까지 왔다.

본지는 이미 우승 직후 JDG의 숨겨졌던 '미스매치'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사거리, 인파이팅 화력 등 상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챔피언을 상대와 대치시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는 JDG와 TES의 승자전(준결승전)이었으나, 이 전술은 결승전에서도 잘 드러났다. 

1세트에서는 의도적으로 상대 나이트(탈리야)를 사거리와 폭딜이 강한 케넨(369)로 마킹하던 26분 용 앞 한타가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이어 3세트에는 기동력이 좋은 야가오(아리)를 나이트(스웨인)를 마킹하는 데 활용했으며, 4세트에서는 CC기를 위해 접근해야 하는 리산드라(나이트)를 369(레넥톤)가 전담마킹하며 한타에서의 활약을 봉쇄한 바 있다.

물론, 단순히 전술의 승리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올 시즌 샤오후보다도 주목받지 못하던 야가오는 나이트와 바뀐 듯한 경기력을 선보였으며, 결승전 5세트에서는 불리한 상황에서의 4-5 한타를 압살하는 기적을 쓰는 등 운적인 요소도 작용했다.

다만 LPL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꼽히던 나이트가 협곡에서 지워진 것도, 안정적이라는 웨이와드가 스플릿 푸쉬에서 계속해서 쓰러졌던 369를 끝내 막아내지 못한 것도 이런 사소할 수 있는 전술적 차이를 만들어낸 옴므 윤성영 감독의 대응 전략이라고 볼 수 있는 결과였다.

사진=LPL(영문) 유튜브 공식 채널, LPL P.O 승자전 TES-JDG 5SET
사진=LPL(영문) 유튜브 공식 채널, LPL P.O 승자전 TES-JDG 5SET

3. 약점

JDG도 무적은 아니다. 특히 대치 상황에서 우위를 점했던 만큼, 카나비의 천재성이 발휘되지 못하는 급박한 싸움이 전개된다면 JDG가 쉽게 승리하지 못할 수 있다.

미스매치 전략을 알아챘을지는 모르겠으나, TES는 이후 빠른 오브젝트 시도를 통한 난전 유도로 상황을 반전시키려 했다. 3세트 23분 갑작스런 바론 시도를 통해 상대의 텔레포트를 소모시키며 카나비가 단신으로 돌격하게 만들거나 26분 미드라인 습격 등을 통해 JDG의 방심을 유도했다.  

마찬가지로 4세트 30분에는 이와 같은 플레이로 상대와 대치 없는 한타를 만들어낸 TES가 끝내 승리를 거뒀던 만큼, JDG 또한 이와 같은 상대의 '기습 바론' 플레이에 어떻게 대처할 지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LCK 팀들에게 답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우리는 당황하지 않고, 상대는 당황시키는 급박한 한타 구도다.

LCK 팀들의 미드라이너, 쵸-페-쇼-제 모두 야가오에 뒤지지 않는, 오히려 더 강한 미드라인전 능력을 보유한 만큼 미드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특히 전령 직전 상대 시야를 차단하는 플레이를 통해 상대를 당황시킨다면 JDG의 '미스매치 전략'을 깨부술 압도적인 초-중반을 보내게 될 것이다.

키워드

#JDG #TES #L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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