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지도자-행정가로 한평생 “‘영원한 씨름인’으로 기억되고 싶어”
국민생활체육연합 창립, 길거리씨름대회, 여자씨름 창설 등 활성화
향후 가장 중점을 두고 발전시킬 사업은 유소년 씨름 전파하는 일
2027년 협회 창립 100년…모든 것을 응집할 수 있는 ‘씨름관’ 절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선수로 출발하여 이만기, 이준희, 이봉걸, 강호동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천하장사들을 배출한 지도자를 거쳐 현재는 대한씨름협회의 회장으로 씨름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행정가로 평생 씨름과 함께 한 ‘씨름인’이었다.
제43대 대한씨름협회 황경수 회장 이야기다.
그는 후대에 씨름인들에게 “씨름밖에 몰랐던 ‘영원한 씨름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여생을 씨름에 공헌하는게 소원이다.”라고 밝힌 씨름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최근 MHN스포츠와 만난 황경수 회장은 제2의 씨름의 전성기를 부활 시키는데 옴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었다.
황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국민생활체육연합회 만들고 길거리씨름대회, 해수욕장 써머비치 씨름대회, 전통재래시장활성화씨름대회, 학교 씨름매트보급, 초등학교 씨름교실, 시.도여자천하장사 씨름대회 등 단 시간에 씨름을 활성화 시킨 장본인이다.
특히 국민체육생활체육연합회를 발족 시키고 유소년 씨름의 활성화, 여자 씨름대회 창설 등은 황 회장이 취임이래 획기적으로 발전 시킨 씨름의 저변 확대 업적이다.
황 회장은 이러한 활성화를 바탕으로 유소년(초등학생)들에게 씨름을 전파하는 일과 씨름 전용 경기장, 훈련장, 체험장, 박물관 등을 갖춘 ‘씨름관’을 마련하데 ‘씨름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름의 전성기를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노력”
다음은 최근 MHN스포츠와 만난 황경수 회장과 일문일답 전문이다.
-지난해 제43대 대한씨름협회 회장에 당선된 이후 씨름 중흥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성과를 설명해달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 개최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방역에 심혈을 기울여 대회를 진행해왔다.
대회 관계자 및 지역 관계자, 선수 등 모든 씨름인들이 노력하여 힘든 상황에도 지난해에도 21개 대회를 개최하고, 22년도 현재까지 14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평생 씨름인으로 살아왔는데 씨름에 입문한 계기와 씨름 인생을 소개해달라.
▶8남매 중 막내였는데, 형님들이 전부 씨름 선수였다. 자연스럽게 씨름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씨름에 대한 흥미가 생겨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합천에서 마산으로 가게 되었고 그 후 故(고)김성률 장사에게 씨름을 배우며 함께 운동을 하게 되었다.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지금까지 지도자와 행정가로 씨름 발전이란 염원을 갖고 한길로 걸어왔다. 씨름을 다시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생활체육씨름연합회 창립, 여자씨름 보급 등에도 힘써왔다.
지난해 전용경기장 및 박물관 건립, 프로씨름 활성화, 선수 및 관계자 복지·처우 개선 등 중차대한 사안을 흘려버릴 수 없어 협회장에 출마했고 현재는 대한씨름협회장으로서 많은 씨름인들의 염원을 담아 씨름의 전성기를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지도자, 행정가 철학이 있어야 하고 역할을 인식해야”
-씨름의 제1중흥기에는 지도자로, 제2중흥기에는 행정가로 살아왔다. 어떤 것이 더 어렵나?
▶어떤 분야가 더 어렵다고 특정지어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지도자는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는 중요한 역할이기에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고, 행정가는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지도자, 행정가 모두 철학이 있어야 하고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만기, 이준희, 이봉걸, 강호동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천하장사들을 배출해낸 지도자로도 유명하다.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보람있는 성과는?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선수 생활을 은퇴 하고 남은 인생을 철저하게 대비하여 제 길을 가고 있는 제자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지역별 씨름대회와 함께 저변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 현재 ‘민속씨름 저변확대’ 사업으로 전통시장 축제, 지역 축제, 해수욕장 등과의 연계를 통해 ‘보는 씨름’에서 ‘즐기고 공감하는 씨름’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찾아가는 전통씨름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씨름인구 저변 확대의 초석이 되는 유소년 씨름 꿈나무들의 열악한 씨름활동 환경을 개선하고 대회 참가를 유도할 수 있는 시도별 유소년 씨름스포츠클럽 사업 및 유소년 씨름교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씨름 국제 교류 및 홍보’ 사업으로는 우리나라 전통 씨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씨름이 가지고 있는 화려함과 유구함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또, 씨름을 한류문화의 대표 콘텐츠로 정착시키고 씨름의 즐거움과 문화적 가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하기 위해 기존의 홍보 사업과 함께 매년 새로운 씨름 홍보 콘텐츠를 개발·배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각종 대회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씨름관’ 건립 문화체육관광부와 적극 협의에 나설 계획”
-현재 추진하는 사업 이외에 향후 가장 중점을 두고 발전시킬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 먼저 유소년(초등학생)들에게 씨름을 전파하는 일이다. 유소년 씨름 활성화를 위해서는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씨름이 널리 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이들이 씨름을 많이 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실 제일 급한 현안은 ‘씨름관’을 마련하는 것이다. 경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훈련장과 전용 경기장, 체험장, 박물관 등의 공간을 겸비해야 한다.
역사를 알아야 우리 씨름의 발전성과 중요성을 알 수 있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2027년이면 협회 창립 100년인데도 모든 것을 응집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정부 지원 없이는 한계가 있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적극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씨름이 장년들이 즐기는 스포츠에서 ‘씨름의 희열’ ‘씨름의 여왕’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MZ세대에게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젊은층에게 씨름이 다시 인기를 얻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민속 씨름의 대중화와 재도약을 위해 젊은 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일환으로 작년 2021 민속씨름진흥-민속씨름리그 달력제작프로모션 사업에서 대중들의 인기투표를 통해 12명의 ‘씨름돌’ 모델을 선정하여 다양한 콘셉트의 화보를 촬영해 프리미엄급 달력 패키지 세트를 제작하였다. SNS 프로모션을 통하여 참여한 팬들에게 상품으로 전달하였고, 달력 제작 과정을 웹 예능 영상으로 담아 대한씨름협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2019년 방영된 ‘씨름의 희열’과 지난달부터 절찬리 방영 중인 ‘씨름의 여왕’ 방송 프로그램도 예능의 재미와 함께 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는 승부의 세계에 대한 짜릿한 쾌감을 현장감 있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협회는 앞으로도 다채로운 홍보 활동을 통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며, MZ세대는 물론 5060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모든 씨름 팬들과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씨름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알려 나갈 것이다.
“지자체 홍보와 씨름 부흥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 중”
-씨름 발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협회는 지자체의 고유한 특성에 맞춰 씨름 발전을 위한 행사를 준비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씨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시는 지역에는 무조건 달려가고 있다. 대회 주최, 씨름 성지 조성, 전시회, 찾아가는 씨름 행사 등 지자체 홍보는 물론 씨름 부흥에 힘을 보태는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지역관계자분들 뿐만 아니라 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선수로, 지도자로, 행정가로 다 이룬 삶을 살아왔다. 후대에 어떤 씨름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오랜 시간을 씨름인으로 살아오면서 많은 수식어가 붙었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수식어는 ‘영원한 씨름인’이었다. 나에게 씨름만큼 재밌는 스포츠는 없었다. 그만큼 씨름이 좋았고 씨름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었다. 후대에 씨름인으로 기억이 된다면 씨름밖에 몰랐던 ‘영원한 씨름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또한, 앞으로도 여생을 씨름에 공헌하는게 소원이다.
-씨름 이외에 즐기는 취미나 좋아하시는 일은 어떤 것이 있나?
▶취미는 독서이다. 독서를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독서는 창의력과 통찰력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각과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유일한 취미이자 유익한 취미라고 생각한다. 주로 읽는 장르는 성경에 관학 책과 세계명작소설 등을 선호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후배 씨름인이나 씨름 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대한씨름협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씨름 발전에 힘쓸 것이다.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멋진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공격적인 씨름으로 국민들을 사로잡을 것이며, 씨름의 진면모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많은 씨름 팬 분들께 보답하겠다. 여러분들도 우리의 염원인 ‘씨름관’ 건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