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최현진에 이어 동생 최현성도 은퇴. 이후 지도자의 길로 야구 인생 '플레이 볼'

청춘야구단 녹화 당시 환한 미소를 짓는 최현성. 작년부터 은퇴를 머릿 속에 담아뒀다는 최현성은 이제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게 됐다. 사진ⓒ김현희 기자
청춘야구단 녹화 당시 환한 미소를 짓는 최현성. 작년부터 은퇴를 머릿 속에 담아뒀다는 최현성은 이제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게 됐다.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야구 미생들의 프로무대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 ‘청춘야구단 : 아직은 낫아웃’이 지난 25일 오후 10시 25분에 계속 방송됐다. 선수단과의 1:1 면담 과정이 그려진 가운데, 외야수 최현성의 은퇴식이 그려진 장면이 이 날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리고 이는 독립리그의 또 다른 길이기도 했다. 실컷 도전을 해 보고, 야구를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아깝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제2의 인생을 설계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야구계가 지닌 숙제인 셈이다.

사실 최현성의 은퇴 소식은 이미 지난 5월부터 들려왔다. 독립리그 원소속팀에서 이미 짐을 다 뺐다는 소식까지 전달됐다. 그러한 상황을 인지한 손성권PD도 ‘비밀리에’ 최현성의 은퇴식을 준비했다. 그래서 은퇴를 결심한 이후에도 최현성에게 “고양 히어로즈 녹화까지만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고, 최현성 역시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은퇴식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생애 마지막 타석에서의 안타,
제2의 인생도 멋지게 ‘홈런’ 치기를!

하지만, 손성권PD는 필자에게 한 가지를 더 귀띰했다. 최현성 모르게 부모님께 연락, 마지막 경기를 함께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것을 녹화 때까지 비밀로 해 줄 것을 당부했는데, 녹화 당시 최현성이 어머니 얼굴을 보면서 놀라 하면서 ‘서프라이즈 은퇴식’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렇게 최현성은 고양 히어로즈전을 마지막으로 유소년 야구 지도에 집중할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사실, 최현성은 상당히 아까운 인재였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도루 생산 능력이 빼어났고, 주루 센스도 좋아 프로에서 조금만 더 기회를 받았다면 서건창(LG) 버금가는 타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실제로 두 이는 상당히 유사한 플레이를 구사한다. 백성진 LG 스카우트 팀장도 육성 선수로 데려왔으나, 안타깝게 방출할 수밖에 없었던 최현성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그러한 최현성은 언제쯤 은퇴 결심을 굳혔을까? 놀랍게도 작년 독립리그에서 타율 1위를 차지했을 때라고 한다.

“스코어본 하이애나들에 있으면서 주장도 하고, 또 타율 1위를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불러 주는 팀이 없었다. 다른 동료들이 프로에 가는 모습을 보고, 여기까지인가보다 싶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해 경기도리그에서도 그렇지만, 청춘야구단에서도 상당히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최현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더 노력을 한다면 프로 재입문도 불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라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본인이 잘 알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미련 없이 야구를 그만둘 수 있었다.

사실, 최현성의 형도 충암고에서 많은 유명세를 타면서 프로에 입문했던 투수였다. 바로 두산 베어스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최현진이 그 주인공이다. 최현진은 충암고 시절,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두산 지명을 받으면서 꽤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다. 그러나 그런 최현진도 프로의 벽은 높았다. 가지고 있던 능력에 비해 프로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형제는 서울팀(두산, LG)에 입단하여 서울팀에서 프로 커리어를 마친 셈이다.

일본 독립리그의 한 감독은 이러한 이야기를 남긴 바 있다. “독립리그는 선택의 리그다. 본인이 죽도록 노력을 해 보고, 야구를 깔끔하게 그만둘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성과가 빛을 발하여 프로에 입문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야구를 깔끔하게 잊고 새로 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독립리그는 그러한 리그다.”라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유망주들이 프로라는 꿈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프로가 아닌 다른 길을 찾아 새로운 꿈을 이룰 것인지를 결정하는 순간에 놓여 있다. 최현성은 그래서 후자를 택한 것이다. 그것 역시 매우 훌륭한 결정이다.

형의 뒤를 이어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는 최현성. 제2의 최현진/최현성 같은 좋은 유망주들을 많이 육성하기를 기원한다. 9회 말로 향하는 인생 속에서 그는 이제 겨우 2회 초 수비를 끝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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