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최근 10경기 7승 3패…선두 SSG에 2게임 차로 추격   
‘안우진 1선발-키움판 화수분 야구-불펜 천국’이 선전 비결
홍원기 감독, 박찬호와 동기동창+꼴찌 한화 선수출신 ‘눈길’
주장 이용규, 한화 리빌딩 희생양에서 키움의 중심으로 우뚝

3연승으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키움 선수들이 23일 대구 원정에서 삼성에 6:1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3연승으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키움 선수들이 23일 대구 원정에서 삼성에 6:1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키움은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 경기에서 6-1로 완승했다.

키움은 최근 3연승은 물론 10경기에서 7승 3패로 급격한 상승세로 이날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않은 1위 SSG 랜더스를 2경기 차로 추격했다.

올시즌 특별한 전력 상승요인이 없었던 키움의 상승세는 연구대상이다.

스토브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 선수를 영입하기는커녕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박병호를 kt wiz로 떠나보내고, 주전 포수 박동원(KIA 타이거즈)까지 트레이드로 팀을 나간 가운데서도 낸 성과다.

'황금 92학번' 공주 출신인 키움의 홍원기 감독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는 초중고 동창이자 절친으로 역대급 꼴찌 행진을 벌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 출신이어서 더욱 이채롭다.

부상에서 돌아온 주장 이용규(37)도 2020시즌이 끝나고 한화의 리빌딩 태풍으로 방출되어 키움에서 새출발을 하면서 선수들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도 극적인 반전이다. 

KBO리그 최초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연패를 당하며 리빌딩과 성적을 모두 잃은 한화는 키움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홍원기 감독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키움이 순항하는 비결로 미완의 대기에서 에이스로 도약한 안우진의 활약을 꼽는 등 상승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안우진은 23일 삼성 타선을 상대로 7⅓이닝을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8승(4패)째를 거머쥐었다.

8회 김현준에게 던진 2구째 직구 구속이 구장 전광판에 160㎞로 찍혀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경기 막판까지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운 안우진은 8승 4패 평균자책점 2.34로 키움 마운드를 지탱한다.

‘코리아 특급’ 박찬호와 동기동창인 키움 홍원기 감독은 1996년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코리아 특급’ 박찬호와 동기동창인 키움 홍원기 감독은 1996년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두 번째는 유망주의 천국으로 불리는 ‘키움판 화수분 야구’다.

고교 선수들이 가장 가고 싶은 팀으로 키움을 꼽을 정도로 젊은 선수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또 1군에서 기회를 잡는다.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김휘집(20), 1루수로 가능성을 보여주는 김수환(24), 왼손 필승조 김재웅(24), 우완 기대주 이명종(20)까지 젊은 선수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10개 구단의 선수 지도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현상은 좋은 선수를 잘 뽑은 프런트와 적재적소에 활용한 현장의 합작품이다.

홍 감독은 "선수가 빠져나가도 '나도 기회가 오겠다'며 오히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목동구장 시절부터 이어진 분위기는 박병호와 김하성, 이정후까지 내려오면서 선수끼리 조언하는 팀 문화가 정착했다"고 진단했다.

세 번째로 키움은 불펜투수 '혹사'가 가장 적은 팀으로 꼽힌다.

되도록 연투를 피하고, 휴식일로 지정한 날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마운드에 올리지 않는다.

한 명의 투수에게 1이닝을 온전히 맡기는 '책임 이닝제'도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나왔다.

홍 감독은 작년 후반기 한현희, 안우진, 제이크 브리검까지 선발 3명이 한꺼번에 빠진 경험을 한 뒤 "감독은 모든 변수를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이제 키움의 목표는 가을야구를 넘어 선두 도전이다.

홍 감독은 "시즌 시작 전에는 5월까지만 잘 버티면 될 거 같다고 봤는데, 정작 시즌 들어가니 숨 돌릴 틈이 없다"며 "야수 쪽 피로도가 쌓이는 건 걱정이지만, 부상을 방지하며 지금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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