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중곤이 10일 열린 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를 마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양산, MHN스포츠 손석규 기자)
황중곤이 10일 열린 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를 마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양산, MHN스포츠 손석규 기자)

(MHN스포츠 양산, 김인오 기자) 황중곤(30)에겐 밝히기 쉽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 국내외 투어에서 6승을 올리는 동안 경쟁자뿐 아니라 뒤늦게 알게된 고혈압과도 전쟁을 벌였었다. 

황중곤은 자신의 병을 몰랐다. 2019년 병역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으면서 고혈압임을 알게됐다. 필드에서 자주 어지럼증을 느꼈을 때도 컨디션을 탓할 뿐 제대로 된 진찰을 받지 않았다. 

황중곤은 지난해 11월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친 후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로 돌아왔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풀 시드를 보유했지만 올해는 한국을 주무대로 삼고 일정이 허락할 때만 일본으로 건너가는 계획을 세웠다.

10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를 선두(합계 10언더파 132타)로 마치고 미디어센터를 찾은 황중곤은 자신의 지병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황중곤은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은 후 정밀검사를 했는데 혈압이 168까지 올라갔다. 완치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을 받고 계속 약을 복용하고 있다. 다행히 잘 관리하고 있어서 경기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황중곤은 경기도 용인의 한 세무서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현역병보다 여유가 많았지만 1년 가까이 골프를 생각하지 않고 지냈다. 그는 "입대 전까지는 조급함 때문에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쳤다. 하지만 지금은 병역의무도 마쳤고, 열심히 치료도 하고 있어서인지 마음이 편해졌다. 그랬더니 샷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황중곤은 내친김에 정상까지 밟는다는 계획이다. 그는 "샷 감이 좋아 큰 위기가 없었고, 퍼트도 잘 따라줘 버디를 많이 잡고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우승을 했던 대회라 그런지 좋은 기억이 있어 코스에서 심적으로 편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황중곤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조준하고 있다. 콘페리투어(2부투어)를 통해 PGA 투어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8월 퀄리파잉이 예정돼 있어 7월에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틀 동안 함께 플레이 한 최경주(52)도 황중곤의 결정에 응원을 보냈다. 그는 "'최 프로님께서 한국과 일본에서 우승해봤으니 미국으로 올 생각없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미국 진출 계획을 얘기했더니 '잘했다'라며 칭찬해주셨다.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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