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경기 동안 역전패만 3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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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김가현 기자) 잘나가던 SSG의 선두 질주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일 한화 전에서는 9회 하주석의 만루홈런으로 쓴 역전패를 맛봐야 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역전패의 악몽은 5월 중순까지 SSG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 11일 삼성전에서도 조요한, 김택형, 박민호로 이어진 필승조가 4점 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연장 10회말 접전 끝에 밀어내기 사구로 승리를 내줬다.

또한 지난 13일에도 불펜의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양 팀의 외국인 1선발 싸움에서 NC의 루친스키는 7과 2/3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으로 SSG 타자들을 요리했다.

그러나 폰트 역시 7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문제는 1-2로 뒤진 8회 초 NC 공격에 올라온 서진용, 고효준이 단 1이닝 동안 4실점을 내주며 전의를 상실했다.

지난 15일에는 부상당한 노경은 대신 이태양이 출격,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4점 차 리드 상황에서 7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했으나 고효준-김택형-조요한-장지훈이 차례로 무너지며 2이닝 7실점으로 역전패 당했다.

SSG 불펜의 5월 평균자책점은 9.5로 리그 최하위다. 지난 11일 밀어내기 사구 이후 2군으로 내려간 박민호를 제외한다 해도 필승조인 고효준, 김택형, 서진용, 조요한 4명의 평균자책점만 8.01에 달한다. 사실상 필승조로써의 명색을 잃은 것이다.

고효준

[사진=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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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준은 지난 4월 19일 등판해 5월 11일까지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40세 나이에  SSG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 13일, 15일 NC전에서 1.1이닝 동안 6피안타 5자책점을 내줬다.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때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5km/h였으나, NC전에서는 142.8km/h로 하락했고 구사율이 50%가 넘는 슬라이더도 비슷하게 하락했다.

두 경기 무너졌다고 투수의 구위 하락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고효준은 벌써 5월 5경기에서 4이닝 동안 93구를 던졌다.

김택형 & 서진용

[사진=김택형/연합뉴스]
[사진=김택형/연합뉴스]

김택형 또한 NC전부터 4월 말과 비교해 3km/h 정도 직구 구속이 하락했다. 김택형은 현재 15세이브로 많은 세이브 수만큼 출전한 경기도 많다.

경기당 투구 수는 적은 편에 속하지만, 대다수 투수는 경기에 나가기 전 80%의 힘으로 10~15개 정도 공을 던지고 나가는 것을 생각했을 때 많은 출장이 몸에 무리를 줬을 가능성이 높다.

김택형과 서진용은 지난 시즌에도 SSG의 필승조로, 무너진 SSG 선발진을 메꾸기 위해 마운드에 많이 올랐다. 그 결과 지난해 불펜 혹사지수에 4위, 6위로 이름에 올렸었다.

[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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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박민호는 해를 거듭하면서 구속이 저하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지난 시즌 필승조로 활약했으나 구위가 떨어졌고, 이번 시즌에는 조요한과 고효준이 박민호의 공백을 메웠다.

문제는 5월 초 한화 전부터 다른 불펜들도 흔들리면서 박민호 또한 급격히 무너졌고 결국 우완 1차 지명 언더핸드 윤태현과 교체되며 2군으로 가게 되었다.

조요한

[사진=SSG랜더스]
[사진=SSG랜더스]

조요한은 4월 말 롯데 전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SSG의 필승조가 됐다.

평균 구속 153km/h의 직구가 주 무기임에도 지난 8일까지 직구 구사율은 43% 정도였다. 나머지는 140km/h 후반 구속의 슬라이더(커터)와 간간히 커브를 섞어 던졌다.

그러나 지난 10일 삼성전부터 4경기 동안의 직구 구사율은 85.5%에 달한다. 커터의 제구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지난 15일 NC전에서는 직구 5개가 모두 제구되지 않아 금방 교체됐다.

직구 구속은 비슷하지만, 평균 구속이 147km/h에 달하는 커터가 NC전부터 3km/h 정도 하락했다. 아무리 좋은 직구를 갖고 있어도 결정구가 없다면 힘들다는 것을,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2개의 홈런을 얻어맞으며 깨달은 바 있다.

SSG는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겪는 도중, 장지훈이라는 좋은 체인지업을 가진 98년생의 젊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가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30구 이상을 던진 경기는 13경기나 되고, 총 소화한 이닝은 80이닝에 달해 불펜 혹사지수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장지훈은 지난해만큼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구위 하락이 지난 시즌의 혹사 후유증이라는 의견이 많다.

조요한은 5월에만 한화전 연투로 투구 수 42개, 삼성전에서도 연투하여 투구 수 41개, 이틀 쉬고 난 뒤 NC전 이틀 연속으로 등판해 투구 수 29개를 기록했다.

조요한도 00년생의 젊은 투수인 만큼, 투구 수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장지훈처럼 기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SG는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4월에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이긴 경기가 많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리드를 지키기 위해 필승조들이 많이 올라왔다는 뜻이다.

SSG의 불펜들은 지난해 선발이 무너져 혹사당했으며, 이번 시즌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필승조 박민호의 부진으로 다른 투수들이 더 많은 경기를 부담해야 했다. 거기에 노경은의 부상으로 이태양이 선발로 이동하면서 이태양의 공백도 생겼다. 

이러한 요소들이 겹치고 쌓여 5월부터 급격하게 무너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SSG는 불펜뿐만 아니라 최정이 부상으로 빠지고, 최고의 한 달을 보낸 한유섬이 최근 부진하면서 타선의 응집력이 4월에 비해서는 많이 약화하였다.

주춤하고 있는 타선이 와르르 무너진 불펜과 맞물려 굳건하던 SSG의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투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본격적인 더위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SSG는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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