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복무 꿈 포기한 채 프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청춘야구단 합류

청춘야구단의 이영현 투수(사진 좌) 곁에 서 있는 '예비역 육군 중위' 이동규(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청춘야구단의 이영현 투수(사진 좌) 곁에 서 있는 '예비역 육군 중위' 이동규(사진 우).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야구 미생들의 프로무대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 ‘청춘야구단 : 아직은 낫아웃’이 지난 14일, KBS 1TV를 통하여 두 번째 방송을 시행했다. 40분이라는 제한된 방송 시간 속에서 경기, 훈련 내용과 선수 하나 하나의 절박한 사정까지 모두 풀어내야 하는 만큼, 보는 이들 입장에서는 늘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얼마 본 것 같지 않은데, 눈 깜짝할 사이에 방송이 끝나고 다음 주 예고편이 송출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연출 총괄을 맡은 손성권 PD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 최대한 ‘선수들의 특별한 사정’을 잡아내는 데 애를 썼다.

두 번째 방송에서는 청춘야구단 첫 소집 후 맞은 자체 청백전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특별한 사연을 지닌 선수들의 모습을 비치는 것으로 전개됐다. 유일한 비선수 출신인 투수 이동규, 청각 장애를 앓고 있으면서도 야구선수의 꿈을 버리지 않은 김동연을 중심으로 내야수 이시맥, 투수 이영현, 유욱현, 조부겸의 인터뷰 내용이 비춰졌다. 꿈을 버리지 않고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청춘들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계속되는 것이다.

장기 군복무를 포기할 만큼 가치 있었던 꿈, 야구선수

예비역 장교 이동규, KIA 출신의 정윤환, 북일고전 4이닝 노히트의 주인공 조부겸(사진 좌측부터) 등은 청춘야구단 마운드를 이끄는 투수들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예비역 장교 이동규, KIA 출신의 정윤환, 북일고전 4이닝 노히트의 주인공 조부겸(사진 좌측부터) 등은 청춘야구단 마운드를 이끄는 투수들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선수단 중 가장 야구 경력이 적으면서도 ‘예비역 육군장교’라는 특이한 경력을 지닌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투수 이동규(29)다. 학군장교 55기로 임관, 대한민국 최전방에서 나라를 지키던 이가 무엇이 그리 간절해서 야구에 도전했을까?

청춘야구단 녹화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이동규는 “사실 저는 장기 복무를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라며, 담담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한 가운데, 체력도 올리고 몸도 만들어 볼 생각으로 야구 레슨장을 찾았는데, 거기서 제가 던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식으로 야구 해 보는 것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전역 후 바로 독립리그에 입단했습니다.”는 것이 이동규의 말이다. 장기 복무 신청 후 심사가 통과됐다면, 안정된 미래가 보장될 수 있었지만, ‘예비역 장교’ 이동규의 마음가짐은 이미 그라운드로 향해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께 알리지 않고, 본인의 힘으로 야구를 하기 위해 취업 준비 대신 어려운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한기주 코치는 “(이)동규의 투구 자세나 구위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야구를 뒤늦게 배운 것 맞느냐고 물어 볼 정도. 실제로 첫 청백전에서 선발로 나선 이동규는 피홈런 1개를 빼고는 마운드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이며, 엘리트 출신으로 가득 찬 동료들 사이에서 ‘예비역 장교’의 힘을 보여줬다. 녹화 현장에서도 한기주 코치는 “투구폼 자체는 엘리트 선수들 못지 않다. 건드릴 필요가 없을 만큼 깨끗하다. 구위만 잘 올리도록 지도해 준다면, 얼마든지 큰일을 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담담한 목소리로 ‘투수 이동규’를 평가했다.

녹화 이후 김병현 감독에게 투구와 관련한 자문을 구하는 이동규. 사진ⓒ김현희 기자
녹화 이후 김병현 감독에게 투구와 관련한 자문을 구하는 이동규. 사진ⓒ김현희 기자

현재 혼자 살면서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이동규는 “후회 없이 해 보고 싶습니다. 딱 1년만 죽어라 해 보고, 야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꿈을 뒤로한 채 또 다른 꿈을 꾸는 ‘예비역 장교’의 노력을 응원해 본다.

다음 주에는 KIA 타이거즈 퓨처스 선수들을 대상으로 경기를 펼치는 장면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 경기를 통하여 청춘야구단 첫 번째 방출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생존과 방출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21일 토요일, 오후 10시 25분에 KBS 1TV를 통하여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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