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쪽에 조금 더 욕심. 국내 잔류도 생각

목동구장에서 만난 덕수고 에이스 심준석.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그는 국내 잔류와 해외 진출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김현희 기자
목동구장에서 만난 덕수고 에이스 심준석.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그는 국내 잔류와 해외 진출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목동, 김현희 기자) 지난 21일 덕수고 에이스 심준석(18)이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바 있다.

1학년 때부터 마운드에 투입되면서 150km의 속구를 쉽게 던지는 대형 에이스의 존재에 미국도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본인도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았던 만큼, 심준석의 거취는 이번 2023 시즌 신인지명회의에서 큰 변수로 다가올 전망이다.

심준석은 말이 필요 없는 이번 시즌 고교야구 투수 최대어다. 최고 구속이 157km까지 측정되었던 만큼,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처럼 160km까지 던질 수 있는 인재로 평가받기도 한다. 특히, 194cm, 103kg에 이르는 체격 조건은 메이저리거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다. 그런 그에게 중요한 것은 프로 입성 여부가 아니라 프로 입성 후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이다.

심준석, 국내 잔류와 해외 진출 사이에서 50:50 고민
장재영에 비해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평가도 있어

주말리그가 한창인 목동구장에서 만난 심준석은 스캇 보라스와의 계약에 대하여 “국내 잔류와 해외 진출 모두 고민하고 있다. 다만, 모든 계약 관계는 부모님께 맡겼다. 지금은 운동에 전념해야 할 때다”라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선수들이 늘 그러했듯, 심준석의 눈도 이미 ‘프로’를 향해 있었던 것이다.

심준석은 이미 유명인사다. 특히,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예비 엔트리에 들면서 많은 야구팬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광속구 투수의 등장은 그래서 늘 반가운 법이다.

이쯤 해서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여 큰 화재를 불러 모았던 동문 선배 장재영(20)이다. 둘 모두 160km 이상의 구속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 인재들로 덕수고 시절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장재영이 3학년이었을 때 갓 입학했던 심준석은 아무래도 동문 선배의 뒷모습을 보고 성장했을 수밖에 없다. 장재영 또한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의 입단 제의를 받았으나,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아들이고 계약금 9억 원에 입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심준석 역시 장재영 이상의 포스를 지니고 있음을 감안해 보았을 때 장재영이 받았던 신인 계약금이 일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료와 함께 불펜투구에 임하는 심준석. 사진ⓒ김현희 기자
동료와 함께 불펜투구에 임하는 심준석. 사진ⓒ김현희 기자

그렇다면, 둘을 모두 지도했던 덕수고 정윤진 감독의 생각은 어떠할까? 장재영과 심준석의 비교를 묻는 질문에 정 감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아직은 (장)재영이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스스로 야구 하는 태도가 장재영이 한 수 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준석은 수동적인 모습을 버리고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스승의 진심 어린 조언이다. 특히,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지니고 있으면 더욱 그러하다.

아직은 몸이 덜 만들어져 있어 실전 투입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심준석.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목동야구장에 ‘시속 160km’라는 속구 구속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해외 진출 여부,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포함 여부를 떠나 이러한 ‘프로야구 샛별’들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반가운 법이다. 이러한 신예들이 침체된 프로야구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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