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양키스와 홈경기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
제구력 흔들리는 체인지업 볼판정에 이례적으로 반응
올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 예년보다 1할 이상 폭등
류현진에게 체인지업 부활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3실점으로 올 시즌 7번째 QS를 달성했지만, 팀은 5-6으로 역전패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3실점으로 올 시즌 7번째 QS를 달성했지만, 팀은 5-6으로 역전패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경기 초반에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커서 고전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제구는 나아졌다. 투구 밸런스도 어느 정도 찾았다. 나는 제구력으로 싸워야 하는 투수다. 최근 경기에서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으니, 일단 큰 틀에서는 똑같이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서 제구에 관해서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류현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이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해도, 만족하지 않는 투수다.

류현진을 바라보는 현지 미디어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졌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3실점으로 막았다.

홈런 2방을 맞고, 볼넷 4개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줄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7번째 QS를 달성했지만, 팀은 5-6으로 역전패했다.

류현진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소속 시절, 대선배 구대성으로부터 전수 한 뒤 지금까지도 '제 1구종'으로 활용하고 있다.

류현진은 우타자 기준 바깥쪽에서 횡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KBO리그를 평정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보통 좌완투수는 우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인데, 류현진은 이 체인지업을 활용해 우타자들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그런데 올해엔 이 체인지업이 흔들리고 있다.

MLB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 시즌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276에 달한다.

직구(0.270), 컷패스트볼(0.220), 커브(0.214)에 비해 높다.

예년과 비교하면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85, 2019시즌엔 0.190, 2018시즌엔 0.161에 불과했다.

예년과 비교해 1할 이상 폭등한 셈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가 끝난 뒤,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화상 인터뷰 화면 캡처]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가 끝난 뒤,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화상 인터뷰 화면 캡처]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도 체인지업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전체 구종 중 체인지업(31구)을 가장 많이 던졌는데, 영점 조절이 잘되지 않았다. 손에서 빠져나가는 일명, '날리는 공'이 많았다.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 31구 중 12개에 반응했다. 이중 헛스윙은 딱 한 번뿐이었다.

헛스윙 비율은 8%로 직구(17%), 컷패스트볼(18%), 커브(29%)보다 훨씬 낮았다. 스트라이크로 선언된 체인지업은 단 한 개뿐이었다.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을 계속 벗어나자, 상대 타자들은 직구-컷패스트볼 등 직구 계열의 공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류현진은 2회 게리 산체스를 상대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산체스는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거른 뒤 5구 직구를 걷어내 홈런을 쳤다.

4회 양키스 크리스 기튼스는 초구 한가운데로 몰린 컷패스트볼을 노려 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날 류현진은 무뎌진 체인지업 문제 때문인지 토론토 입단 후 최다인 볼넷 4개를 내줬고, 홈런도 2개 허용했다.

류현진은 구위보다 제구력으로 대결하는 투수다. 다양한 구종으로 수 싸움을 펼쳐 상대 타자를 공략한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이 떨어지면 류현진의 장점이 반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 우타자를 상대하기가 어렵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 부활은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보다 조금 더 마운드 위에서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2회 2사 1루에서 류현진은 D.J. 러메이휴에게 4구째 시속 123㎞ 체인지업이 볼 판정을 받아 볼넷을 허용한 뒤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이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었다.

류현진은 "볼넷을 주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어서…"라고 떠올린 뒤 "심판이 볼이라고 판정하면 투수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모범 답안을 내놨다.

그는 "(볼넷, 홈런 등) 일단 안 좋은 일이 벌어진 뒤에는 최대한 빨리 잊으려고 한다. 계속 마음에 두는 것보다, 빨리 잊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을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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