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기의 역사: 2000년~2007년...동계는 항상 '독도기'
일본, 평창올림픽서 '독도기' 저지한 것은 중대사건
이번 독도 도발 대처, 향후 일본 스포츠 도발 저지의 분수령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메달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메달

[MHN스포츠 노만영 기자] 일본의 '독도 도발'은 평창동계올림픽 한반도기 사건의 연장선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번 독도 도발은 일본이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내 성화 봉송 구간을 소개한 지도에서 독도를 마치 자국 영토인 것처럼 표시한 것으로 시작됐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조직위에 공식적인 항의와 함께 지도의 수정을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는 지도 수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일 간 대립을 본격화했다. 

일본의 이번 도발은 올림픽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독도를 마치 분쟁 지역처럼 보이도록 하려는 저의가 숨어있다. 일본이 주장하는 무주지(소유권이 없는 땅) 점거 논리는 이미 역사적 정당성을 상실한지 오래이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이 지역을 분쟁지역화 하는 것이 일본의 전략이다. 그런 점에서 평창올림픽은 뼈아픈 선례다. 

사진=픽사베이, 평창올림픽 당시 태극기를 비롯한 각국의 국기들과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오륜기.
사진=픽사베이, 평창올림픽 당시 태극기를 비롯한 각국의 국기들과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오륜기.

지난 평창올림픽 당시 남북한 단일팀이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려 했다. 그러나 일본의 항의로 IOC가 독도 삭제를 권고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독도 없는' 한반도기로 입장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순진한 대처는 한반도기의 역사에 있어 상당히 중대한 실수로 기록된다.

한반도기는 남북한이 정치적으로 평화무드에 접어들면서 스포츠교류가 가능할 때만 사용된다. 때문에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7년 노무현 정권이 끝날 때까지 총 9번의 국제스포츠행사(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동아시안게임)에 사용됐다. 이 가운데 독도가 포함된 올림픽기는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사용됐다. 

공교롭게도 세 대회는 모두 동계스포츠 대회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적은 동계스포츠 대회에선, 개최지가 일본이라고 할지라도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해왔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11년만에, 그것도 대한민국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를 사용한 것은 '독도 있는 한반도기'의 명맥을 위협하는 일임과 동시에 지난 10년 간 암묵적으로 허용해 온 '독도기'에 대한 일본의 달라진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사건이다. 일본의 입장에서 지난 평창올림픽은 2003년 이후로 계속되던 한반도기의 '독도' 표기 전통을 깨버린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독도의 풍경
사진=픽사베이, 독도의 풍경

평창올림픽의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은 일본은 내친김에 도쿄올림픽을 통해 독도를 대놓고 분쟁지역화하려는 야심을 표출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다케시마 프로젝트'를 본격화 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독도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림픽 보이콧이라는 승부수도 가능한 선택지이겠지만 정치권에서 사태에 대한 엄중한 인식과 함께 실질적으로 일본의 허황된 주장을 멈출 수 있는 외교적 대처가 이루어져야만 일본의 '스포츠 군국주의'를 막아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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