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심석희, 최민정과 동점서 2차전 우선 원칙에 정상
여자부 최민정·김지유·이유빈·김아랑도 베이징올림픽 출전
남자부 황대헌 1위…이준서·박장혁·곽윤기 등도 대표팀 합류

심석희 '매서운 질주'. 9일 서울 노원구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여자부 1000M 결승에서 심석희(빨간 모자) 등 선수들이 질주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석희 '매서운 질주'. 9일 서울 노원구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여자부 1000M 결승에서 심석희(빨간 모자) 등 선수들이 질주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1차 대회 끝나고도 3연속 올림픽 출전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아직 세 번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했었다. 이제는 좀 실감이 난다. 생각보다 더 기쁘다. 고마운 사람들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도와준 이들이 없었다면 다시 힘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종목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열심히 연습하겠다”(심석희)

“평창 올림픽을 준비할 때도 마지막 시즌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베이징도 똑같은 각오로 임하겠다.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게 돼 굉장히 기분이 좋다. (베이징 올림픽에서)할 수 있는 모든 걸 끌어모아 책임감을 느끼고 5종목 모두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겠다”(최민정)

돌아온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서울시청)가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고 마침내 활짝 웃었다.

심석희는 9일 서울 태릉 빙상장에서 막을 내린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대회 2차전에서 1위를 기록, 1, 2차 선발대회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심석희는 이날 여자 1,000m에서 1분28초19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여자 1,500m 슈퍼파이널에서는 2분23초344로 4위에 올랐다

전날 열린 여자 500m에서 1위, 1,500m에서 3위를 차지한 심석희는 이로써 2차 대회 총점 89점을 획득했고, 1, 2차전 선발전 종합 점수 99점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최민정(성남시청)과 1, 2차전 종합 점수에서 동점을 이뤘으나, 2차전 성적 우선 원칙에 따라 심석희가 정상에 올랐다.

이번 선발전에서 남녀부 상위 1∼3위에 오른 선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개인·단체전에 모두 출전할 수 있다.

2021-2022 쇼트트랙 국가대표 여자부 선수들. 9일 오후 서울 태릉 빙상장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여자부 종합 1∼3위에 오른 심석희(가운데), 최민정(왼쪽), 김지유(오른쪽)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2021-2022 쇼트트랙 국가대표 여자부 선수들. 9일 오후 서울 태릉 빙상장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여자부 종합 1∼3위에 오른 심석희(가운데), 최민정(왼쪽), 김지유(오른쪽)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로써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많이 간절하고 그립다”고 밝혔던 심석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소치 대회에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목에 건 심석희는 평창 대회에서도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획득하며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아픈 기억을 폭로하고 법정 싸움을 이어가는 등 힘든 시기를 겪었고, 2019년에는 허리와 발목 부상까지 겹쳐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도 했다.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데 집중하며 지난해 1월에는 서울시청에 새 둥지를 틀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종 대회가 취소되는 등 또 한 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묵묵히 기량을 끌어올린 심석희는 2년 만에 태극마크를 거머쥐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심석희는 "대회를 준비하기까지 많은 상황이 있었고,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는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잘 할 수 있었다"며 "서울시청 선수들과 주변에서 항상 힘을 북돋아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달 5일부터 6일까지 열린 1차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최민정은 이날 여자 1,000m에서 5위(1분28초428)에 그치는 등 2차 대회에서 다소 주춤했으나, 마지막 경기인 1,500m 슈퍼파이널에서 2분23초07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여자부 종합 3위에는 1, 2차전 합계 96점을 받은 김지유(경기일반)가 올랐고, 뒤를 이어 이유빈(연세대), 김아랑(고양시청), 서휘민(고려대), 박지윤(한국체대), 김길리(서현고)가 대표팀에 선발됐다.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가는 길. 9일 서울 노원구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남자부 1500M 결승에서 황대헌(흰 모자), 이준서(파란 모자) 등 선수들이 질주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가는 길. 9일 서울 노원구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남자부 1500M 결승에서 황대헌(흰 모자), 이준서(파란 모자) 등 선수들이 질주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남자부에서는 황대헌(한국체대)이 이변 없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1차 대회에서 1위에 오른 황대헌은 2차 대회에서도 남자 1,500m와 1,000m에서 우승하는 등 높은 점수를 쌓아 1, 2차 종합 점수 100점으로 자리를 지켰다.

황대헌의 뒤를 이어 남자부에서는 이준서(한국체대)가 2위, 박장혁(스포츠토토)이 3위를 기록했다.

곽윤기(고양시청), 김동욱(스포츠토토), 박인욱(대전체육회), 한승수(스포츠토토), 박지원(서울시청)도 차례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1, 2차 대회로 두 차례 치러진 이번 선발전에서는 각각 500m와 1,000m, 1,500m, 1,500m 슈퍼파이널 4종목씩이 치러졌고, 선수들은 각 종목 순위에 따른 점수를 받았다.

1차(50점)와 2차 대회(50점) 종합 점수를 합산해 남녀 1∼8위의 선수들 총 16명이 2021-2022시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남녀부 각각 1∼5위에 오른 선수들은 2022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1∼3위까지는 올림픽 개인 종목 출전권을 얻고, 4∼5위 선수들은 계주 등 단체전에 참가한다.

6∼8위 선수들은 훈련 파트너 역할과 함께 상위 순위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상황에 대비한 '차순위 추가 선발' 자격으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또 1∼6위 선수들은 베이징 올림픽 쿼터 획득을 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 대표로 출전할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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