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남자프로배구 첫 통합우승…MVP 정지석
챔프 5차전 3-1 역전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승리

눈물 훔치는 대한항공 정지석.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서울 우리카드 위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정지석이 MVP로 선정되자 눈물을 훔치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눈물 훔치는 대한항공 정지석.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서울 우리카드 위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정지석이 MVP로 선정되자 눈물을 훔치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고생을 다 같이 했는데 내가 받아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부담이 너무 많았던 챔프전을 이겨서 다행이다. 진짜 힘들었기에 첫 통합우승이라는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챔피언결정전 MVP 대한항공 정지석)

“계속 힘든 경기를 하다 보니 견뎌야 했다. 나이 어린 선수들은 중압감을 더욱 크게 느끼는데 리베로 오은렬이 정말 고생했다. 챔프전은 (통합우승이라는) 산을 넘는 최고 구간이었다. 정규리그 1위보다도 더 어려운 과정이었다”(대한항공 세터 한선수)

 “살면서 공짜로 주는 건 없다. 우승이 주는 만족감이 굉장히 행복하다. 넉 점을 끌려가던 3세트가 승부처였다. 양팀 선수들이 모두 피곤할 때엔 몸을 쥐어 짜내서 플레이를 해야 했고, 3세트가 그랬다. 마지막 순간까지 날 믿고 따라와줬다”(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그간 선수들이 고생 많이 했다.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을 뛰었으니 한 단계 성장하길 바란다. 순간적인 범실 하나가 승패를 좌우한다. 경기 내용이 아쉽고 안 풀리다 보니 우리가 연습했던 리듬을 타지 못했다. 경기 운영 능력에서 밀려 '이기는 배구'를 못한 게 패인이다”(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정지석을 빼놓고 대한항공의 구단 첫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공수에서 팀의 간판인 정지석은 우리카드와의 외나무다리 대결인 17일 챔프전 5차전에서 20점을 퍼붓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와 더불어 대한항공의 정상 등정을 쌍끌이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끝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챔피언결정 5차전(5전 3승제)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승 2패를 거둔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도 제패해 4번째 도전 만에 구단 최초로 통합 우승의 새 역사를 썼다.

V리그 남자부에서 통합 우승팀이 나오기는 2013-2014시즌 삼성화재 이래 7년 만이다.

대한항공은 처음으로 정규리그를 석권한 2010-2011시즌엔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무릎을 꿇었다.

2020-2021 V리그 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선수들이 챔피언 메달을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2020-2021 V리그 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선수들이 챔피언 메달을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2016-2017시즌, 2018-2019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으나 두 번 모두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또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축배를 든 2017-2018시즌 이래 두 번째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 상금 1억2천만원과 챔피언결정전 우승 상금 1억원 등 2억2천만원을 상금으로 받는다.

3세트까지 듀스 접전이 이어질 정도로 양팀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사력을 다했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의 범실 10개를 틈타 1세트를 가져갔다.

우리카드는 1세트 듀스 접전에서 이긴 챔피언결정전 1·3차전을 모두 세트 스코어 3-0 승리로 따내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반격이 거셌다. 2세트 27-26에서 우리카드 센터 최석기의 공격 범실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3세트 26-25에서 우리카드 주포 알렉산드리 페헤이라(알렉스)의 공격이 안테나를 맞고 나가자 대한항공 더그아웃이 크게 환호했다.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의 대포알 서브 에이스 2방으로 격차를 벌리더니 세트 중반 곽승석의 터치 아웃 득점과 정지석의 퀵 오픈 강타로 17-12로 달아나 우승을 예약했다.

요스바니(27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0점을 올린 정지석은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중 16표를 획득해 요스바니(8표)를 따돌리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우리카드 알렉스는 설사를 동반한 복통 증세를 극복하고 이날 백어택 7개와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 3개씩 올려 트리플크라운(후위 공격·서브·블로킹 각 3개 이상) 포함 26득점을 올렸지만, 패배로 분루를 삼켰다.

토종 에이스 나경복도 16득점으로 분전 했다. 

요스바니는 22-16에서 미사일 서브 에이스 2방을 내리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우리카드는 2013년 V리그에 뛰어든 이래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지만, 정상 정복 문턱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LG화재(현 KB손해보험), 대한항공, 한국전력에 이어 4번째 팀의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대한항공 감독 시절인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에 이어 세 번째로 챔프전 우승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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